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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영 시인
고산지대에 사는 몽족의 아이들은 엄마를 도와 밭일을 한다. 우리나라 보통의 아이들과 비교하자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서 노래를 배우고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하며 또래들과 어울려 지낼 나이이다. 하지만 그곳의 아이들은 놀이 대신 노동을 한다. 젖살도 빠지지 않은 아이들은 낫을 들고 풀을 베고 어깨에 멘 지게에 뽑은 풀들을 한가득 실어 나른다. 아기를 업은 엄마를 도와 하루 종일 밭일을 하는 동생들 대신 학교 갈 나이가 된 아이는 새벽에 일어나 산을 오르내리며 험난한 등교를 시작한다. 강이 말라버린 길을 지나 물이라도 만나면 세수를 하며, 그나마 친구라도 동행한다면 힘든 길이 조금은 덜 외롭고 덜 지루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오지나 섬마을 학교가 존재하지만 이렇게 많은 여정의 길에 올라야 한다는 것은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 시간도 이루 말할 수 없이 길지만, 위험하고도 고된 길이기 때문이다. 무사히 차 타는 곳까지 다다르면 짐칸에 올라타 학교까지 갈 수가 있다. 그곳에는 세계의 많은 아이들이 배움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어있다. 수업이 끝나면 방과 후엔 연극이나 체험을 하며 다양한 문화를 익히게 된다.

이러한 교육정책이 나라의 지원이 있겠지만 이토록 학교 가기가 어려워서야 공부에 집중하며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 앞선다. 이렇게 험난한 여행길을 매일 함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보내는 부모 마음은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깊은 만큼 그 걸음이 가벼워져 건강하게 오래도록 학교를 다닐 수 있기를 바라는 바, 보다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세계에는 난민을 돕는 여러 기구나 기관들이 있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가 없는 오지마을에 학교를 짓거나 집을 지어주기도 하고, 물이 귀한 곳에 우물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비록 우리와 가까이 살거나 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삶에서 충족되어야 하는 것들 때문에 호의를 선뜻 베풀고 먼 나라로 찾아가 노동을 할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저출산 문제 등으로 인해 자녀 육아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문적인 일이든 단순 반복적인 노동이든 우리에겐 보다 나은 삶을 꿈꿀 권리가 있다. 그 밑바탕에는 분명 교육이 기본으로 자리 잡아, 모든 어린이는 물론 누구나 배우고자 하는 열망에 좌절과 고통의 뿌리를 모른 채 하기만 하면 안 될 것이다.

/권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