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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들이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7전4승제) 4차전에서 LA다저스에 9-6으로 승리한 후 환호하며 덕아웃으로 달려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

보스턴 레드삭스가 완벽한 대타 작전으로 LA다저스 마운드를 두들겨 월드시리즈 3승째를 챙겼다. 보스턴은 전날 아쉬웠던 패배를 만회하는 것은 물론 월드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 남기는 유리한 고지에 섰다.

보스턴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7전4승제) 4차전 방문경기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9-6으로 승리했다.

1차전과 2차전 승리에 이어 이날 원정경기에서도 1승을 더 챙기면서 보스턴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갔다. 1승을 추가하면 2013년 이후 5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다. 반면 1988년 이후 30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던 다저스는 벼랑 끝에 섰다.

보스턴은 이날 0-4로 끌려가던 경기를 극적인 대타 작전으로 뒤집으며 다저스와 상반되는 뛰어난 용병술을 자랑했다.

이날 4차전은 보스턴의 깜짝 선발 에두아르두 로드리게스(5⅔이닝 4피안타 4실점)와 다저스 4선발 리치 힐(6⅓이닝 1피안타 1실점)의 호투로 5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졌다.

균형이 깨진 것은 6회말이었다.

로드리게스는 6회말 데이비드 프리즈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지고, 저스틴 터너에게 좌익수 쪽 2루타를 맞고 1사 2, 3루에 몰렸다. 보스턴은 매니 마차도를 고의사구로 걸러 '만루 작전'을 펼쳤다.

타석에 선 코디 벨린저가 쳐낸 공은 1루 땅볼이 되면서 1루-홈-1루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눈앞이었다.

1루수 스티브 피어스는 안정적인 홈 송구로 프리즈를 잡아냈다. 하지만 보스턴 포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의 1루 송구가 타자주자 벨린저의 몸을 맞고 우익수 앞으로 흘러 병살이 무산됐고, 이 사이 터너가 홈을 밟았다. 보스턴으로서는 뼈아픈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어진 2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는 로드리게스의 시속 148㎞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작렬, 순식간에 점수를 4-0으로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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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의 투수 마에다 겐타가 9회초 보스턴의 스티브 피어스에게 3점짜리 2루타를 맞은 후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

허탈하게 점수를 내준 보스턴은 하지만 후반들어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다저스 선발 힐은 자신의 몫을 다하고 4-0으로 앞선 7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스콧 알렉산더가 브록 홀트에게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사 1, 2루에서 라이언 매드슨을 택했다.

매드슨은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2루 뜬공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2사 1, 2루에서 대타 미치 모어랜드에게 시속 137㎞ 체인지업을 던지다 우월 3점포를 얻어맞았다.

다저스는 4-3으로 앞선 8회 마무리 켄리 얀선을 투입하며 불끄기에 나섰지만 보스턴 타선은 만만치 않았다.

보스턴의 피어스는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얀선의 공을 두들겨 좌중간 담을 넘어가는 동점 홈런포를 만들었다. 다저스가 앞서가던 경기가 4-4로 원점이 되는 순간이었고, 얀선이 3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블론세이브를 범하는 순간이었다.

보스턴은 9회에도 기가막힌 대타 작전으로 경기의 승부를 갈랐다.

보스턴은 4-4로 맞선 9회초 1사 후 홀트의 좌익수 쪽 2루타로 기회를 잡았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22살의 빅리그 2년 차 라파엘 디버스를 대타로 내세웠고, 디버스는 보란듯이 다저스 우완 딜런 플로러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보스턴은 이어진 2사 만루 찬스에서 피어스가 다저스 우완 마에다 겐타를 두들겨 우중간을 가르는 3타점 2루타를 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산더르 보하르츠도 중전 적시타로 점수를 보탰다.

다저스는 9회말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투런포로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