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필 경기도새마을회장
송재필 경기도새마을회장
'철없는 것들'이란 말이 있다. 요즘은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꽃이 핀다. 한 여름에 피었던 장미꽃이 11월에도 아파트 울타리에 피니 참으로 '철모르는 것들'이다. 늦가을이긴 하지만 올가을은 가을다운 청명한 날씨를 거의 느끼지 못한 것 같다.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라는 애국가 3절의 일부분이 무색할 정도이다.

어느 때인가부터 우리는 기상예보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올여름은 40℃를 오르내리는 초유의 이상기온으로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모두가 큰 몸살을 앓았다. 이러다가는 정말 지구가 다시 인류의 멸망시대로 접어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다가오는 겨울에는 또 무슨 기상이변이 일어날까? 벌써 내년 여름이 걱정되는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주위의 권유로 경기도새마을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지역사회를 위해 뭔가 해 보겠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뛰어들었다. 앞으로 무슨 운동을 해야 하는지 오래 고민하던 중에 '생명살림'운동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도내 새마을지도자들이 앞장서고 도민들이 함께 노력한다면 지금보다는 조금씩은 나아질 것이라는 바람에서다. 또 '생명살림'운동으로 눈에 띄게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지는 않겠지만, 지금부터의 노력은 먼 훗날 우리 후손들에게 좋은 국토를 물려줄 수 있다는 '미래운동'이 될 것이라는 희망에서다.

그동안의 '환경운동'은 사람중심이었다. 우리가 환경운동만 계속하는 한 환경문제는 개선되지 않을지 모른다. 버려진 환경을 살리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그나마 지속 추진한 환경운동으로 2000년대 초반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데 이제 더는 버티기 어렵다.

생명운동은 생명체 복원이다. 생명운동은 새마을운동처럼 '잘 살기운동'이 아니다. 절박함에서 나온 '살기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처럼 환경운동만 계속한다면 우리 세대는 그럭저럭 지금의 환경을 누리며 살 수 있지만, 우리의 사랑스러운 아들과 딸들, 손자와 손녀들은 어찌하란 말인가? 이대로 미루다가는 자칫 먼 훗날 우리는 나쁜 조상이었다는 원망을 들을지도 모른다. 참으로 생명의 위기다.

생명살림은 쓰레기를 치우는 것처럼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생산과 소비양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최소한 30년은 노력해야 한다. 생명위기의 주범은 인구폭발, 대량생산과 소비폭발, 화석연료 과다소비 등이다. '생명운동'을 지속해야 조금씩이나마 회복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생명살림' 대전환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공존과 순환의 사회구조로 전환하여 적정생산, 적정소비, 최소폐기의 작은 문명으로 전환해야만 한다. 먼저 우리의 생각을 바꿔 생명의 세계관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나 자신과 우리 가족,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근본적이고 절실한 문제와 이 위기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 고려해야 한다. 실생활도 단순하고 소박한 행복추구의 생활관으로 바뀌어야 생명복원이 가능할 것이다. 생명의 문명, 작은 문명으로의 전환은 우리 미래를 보장해 줄 것으로 믿는다.

공기와 물과 토양은 우리 인간 삶의 원천이다. 아무리 좋은 문명의 이기도 이를 간과해서는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생명살림'운동을 통해 생명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야만 우리와 후손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임을 잊지 말고 도민 모두가 이 운동에 동참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송재필 경기도새마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