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 최근 오독한 감독관 3명 징계
초반보다 중요한 후반에 많이 활용
선수 확신 있는데 안 잡히는 경우도
터키, 3㎜ 오차 잡는 호크아이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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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판독을 오독한 프로배구 경기감독관이 한국배구연맹(KOVO)의 징계를 받았다.

배구연맹은 지난달 25일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비디오 재생화면을 잘못 판독한 유애자 경기감독관과 하종화 경기감독관·조선행 심판감독관 3명을 벌금 20만원과 2경기 출장 정지로 징계했다.

이처럼 시즌마다 비디오판독으로 인한 오심으로 프로배구 감독들의 심기가 편하지 않다.

배구는 프로 스포츠 중 가장 먼저 비디오 판독을 도입한 종목으로 시즌을 거듭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2007~2008시즌부터 결정적인 순간에 오심을 줄이고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시행한 비디오판독은 2013~2014시즌까지는 합의판정과 함께 쓰였고 경기당 1회로 제한됐다.

2014~2015시즌부터 합의판정이 폐지되면서 경기당 기회가 2회로 늘어났으며, 인/아웃과 터치아웃, 네트터치, 수비 성공/실패, 라인폴트, 안테나 반칙, 포히트, 후위선수 반칙, 리베로 전위토스에 대해서만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비디오 판독은 승패에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다 보니 시합을 하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부분에서 과열되고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프로에선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는데 잘못 나온다면 그 1점 때문에 전체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간다. 그렇기에 판독할 때 오독을 경계해야 하고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야 한다.

선수 입장에서는 블로킹 시 손가락 끝에 미세하게 맞았을 때 본인만 알 때가 있는데 공격한 선수는 10개 중 9개는 알 수 있다. 하지만 심판이 아웃이라 시그널하면 공격수와 달리 벤치에서는 눈으로 봐도 확신할 수 없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

비디오 판독은 꼭 비디오 판독을 하기 위해서만 쓰이지 않는다.

비디오 판독이 강화되면서 경기 흐름을 끊거나 뒤집는 데 유용한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각 팀의 사령탑들이 선수교체 못지 않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전략이 바로 비디오 판독이다. 감독들은 상대 팀이 상승세를 보일 때 경기를 잠시 중단시켜 흐름을 끊거나 작전시간을 모두 사용했을 경우 임시 작전시간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때로는 상대가 점수를 따내고 외국인 선수 서브권까지 걸리는 경우에 서브에이스를 염려한 조치로도 쓰인다.

심지어 누가 봐도 아웃인 경우에도 비디오판독을 사용할 때가 있다.

배구는 분위기를 많이 타는 종목이기에 남자부의 경우 15점 이후 한 번에 3~4점까지 빼앗기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만큼 벤치에서는 비디오 판독에 신중하다. 선수들이 해달라고 요청을 했을 때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세트 초반 10점이나 15점 전에 사용하면 20점대에 진입했을 때 심판의 오심이 나와도 사용하지 못할 수 있어서다. 중요할 때 써야 하기에 초반보다는 후반에 비디오 판독을 많이 활용한다.

비디오 판독은 경기 감독관 2명과 부심까지 3명이 함께 보고 합의 하에 결정을 내린다. 오심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 그들의 고충도 있다.

모니터로 잡히지 않는 판독 불가한 부분들이 있다. 선수가 확신을 가져도 이럴 때는 감독관들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터키리그에서는 라인 인/아웃의 경우 3㎜ 오차 범위까지 잡아내는 호크아이를 도입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모든 체육관에 설치할 수 있는 여건(비용 등)이 안돼 도입을 미루고 있다.

/배구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