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주도 논문지 年 수차례 발간
前 심사위원 "집행부서 매번 추가"
연구점수·연구비 투자유치 유리
"물리·정보 함께 싣기도" 반박도
수년간 '밀실운영'으로 수천만원의 학회 지원금을 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한국융합보안학회(1월 7일자 6면 보도)가 심사받지 않은 논문을 KCI(한국학술지인용색인) 등재지에 '끼워넣기'로 발간한 정황이 포착됐다.
7일 한국융합보안학회(이하 학회)와 한국연구재단(이하 재단) 등에 따르면 학회는 지난 2001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85차례 논문지를 발행했다.
학회는 논문지를 2013년까지 연 6회 발간했으며 2014년부턴 연 7회 발간했다. 정보보안은 3, 6, 9, 12월 논문지 발간을 주도했으며, 물리보안은 2, 5, 10월 논문지 발간을 맡았다.
논문지는 정보보안과 물리보안, 군사보안 등이 돌아가면서 특집판을 만드는 형식이었다. 심사위원회는 정보보안과 물리보안 분야에 1개씩 존재하며 위원장도 각각 분야 권위자가 맡았다. 각 분야의 심사위원회가 순차에 따라 특집판 발간을 주도했다.
논문지는 2012년 KCI '등재후보지'에서 '등재지' 지위를 얻었다. 한국연구재단이 관리하는 KCI 등재는 학술지의 질적인 면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와 동시에 실질적인 연구 점수도 부여되며 연구비 투자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물리보안 특집판 발간 논문지에 정보보안 논문이 '끼워넣기'로 추가 등재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2012년 5월 발간된 12권 2호부터 2015년 10월 발간된 15권 6호까지 총 8권의 논문지에 각각 1~3편씩 총 16편의 심사를 받지 않은 논문이 첨부됐다는 주장이다.
논문지 물리보안 심사위원을 맡았던 A교수는 "심사를 거친 논문을 (정보보안이 주도하는)학회 집행부에 넘기면 어김없이 정보보안 논문이 추가로 붙었다"며 "재단 등재지로 권위 있는 논문지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을 스스럼없이 하면서 문제를 제기하면 유야무야 넘어갔다"고 말했다.
KCI에 이 학회 논문게재요건은 '본회 심사 규정에 의거한 심사 규정을 거쳐 논문지 편집위원회에서 게재 여부를 결정하며, 필요시 투고된 논문의 수정 및 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상황이 이렇자 재단은 심사 없이 게재된 논문에 대한 조사 착수를 검토 중이다.
재단 관계자는 "학회에서 조직적으로 심사 없이 논문을 게재할 경우 이를 걸러낼 수 있는 장치가 재단엔 미흡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심사하지 않은 논문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면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보보안 분야의 B교수는 "절차에 따라 논문 심사를 진행해 논문지를 발간했고 물리보안 쪽에서도 정보보안 특집판에 논문을 함께 싣기도 하는 등 특집판과 일반 논문이 섞여 발간되는 것은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환기·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심사 안한 논문, KCI(한국학술지인용색인) 등재지 '끼워넣기 정황'
'밀실운영 논란' 한국융합보안학회 또 다른 의혹
입력 2019-01-0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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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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