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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올스타전에서 팬들이 '덕큐리'라고 별명을 붙여준 한국전력의 서재덕이 그룹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분장으로 서브 준비를 하고 있다. /KOVO 제공

선수 전원 하사받은 별명 유니폼에
매점·검표대등 체육관 곳곳 '스킨십'
계단까지 채운 만원 관중 '반가움'
'기발한 상상' 겨울스포츠의 강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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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프로배구가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어느 해보다 성대한 올스타전을 치렀다.

'배구의 날(VolleyBall Day)'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알찬 내용으로 배구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경기 시작 전 정지석(인천 대한항공), 이호건(수원 한국전력), 어나이(화성 IBK기업은행) 등 선수들은 매점과 티켓 부스, 검표대 등 체육관 곳곳에서 팬들을 맞이했다. 복도에서는 선수들이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며 '장벽 없는' 팬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스타전 본 행사에 앞서 진행된 '소원을 말해봐' 이벤트에선 팬들의 소원을 선수들이 들어주는 시간도 마련됐다.

올스타전에 참가한 선수 전원은 별명 공모전을 통해 얻은 별명을 유니폼 등에 달고 경기를 뛰었다.

이재영(인천 흥국생명)은 '1초박보검', 문성민(천안 현대캐피탈)은 '호호아부지', 이호건(한국전력)은 '저스트비버' 등으로 불리며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이렇게 팬과 선수가 함께 어우러진 역대 올스타전이 있었나 싶다.

올 시즌 올스타전이 역대급으로 재미있었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세리머니가 너무 과한 측면이 있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번 올스타전에서 시도한 다양한 이벤트들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프로배구연맹 측과 각 구단, 그리고 선수들이 한 뜻을 모아 준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제 프로배구가 겨울 스포츠의 간판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올스타전이 만원 관중을 이뤄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경기장 계단에서 관람하는 입석도 있었다고 한다.

현역 시절에 동료 선수들끼리도 배구의 인기가 농구를 앞서 간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연맹이나 선수들은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은 자신의 모든 기량을 코트에 쏟아내고, 연맹은 팬 서비스 등 다각적인 마케팅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각 구단도 홈 팬들의 지지와 성원을 이끌어내는 저마다의 노하우를 나누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번 올스타전을 지켜보면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봤다.

최근 인기 방송 프로그램인 '복면가왕'처럼 선수들이 가면을 써 정체를 숨기고 경기에 참여해 팬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것은 어떨까. 또 배구를 했던 해설위원들이 코트에 깜짝 등장해도 재미를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왕년의 스타들로 구성된 OB와 현역 스타들로 이뤄진 YB의 맞대결도 한번 성사되었으면 한다. 오랜 배구 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벌써 다음 시즌 올스타전이 기다려진다. 더욱 알찬 콘텐츠와 최신 장비를 활용한 행사 진행, 선수단의 열린 팬 서비스로 프로배구가 겨울 스포츠의 최고 강자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배구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