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등 창피한 일 백주에 벌어져
유권자로부터 권력 위임 받았기에
시민과 같은 잣대로 이해해선 안돼
부패 감추는 썩은 정치인 없어져야
잘못 저지른 '선출직' 선거로 심판

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 이사장·전 인천연수구청장
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 이사장·전 인천 연수구청장
요즈음 선출직 공직자들의 잇단 일탈과 파행은 마치 채낚기 어선의 바늘에 낀 오징어가 줄줄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공항에서 국회의원의 갑질과 음주운전, 투기의혹, 군의회 의원의 폭행, 해외연수의 민낯에다 구청장의 성추행 의혹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세는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로 창피한 일들이 백주에 벌어지고 있다. 공직자들의 부정이나 부패는 예로부터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선출직 공직자들의 일탈은 최근 큰 사건들이 보도되었으니 조심하고 자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론을 우습게 보고 이런 것쯤은 저질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밝혀진 것만 해도 이리 많은데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은 얼마나 되고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선출직 공직자와 일반 시민을 같은 잣대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유권자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았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력과 권한은 최대한 이용하면서 잘못을 책임질 상황에 가서는 일반 시민과 동등하다고 한다면 안 될 말이다. 더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공직자의 일탈은 결코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프레임(Frame)이 자신의 행동을 지배한다. 공정해야 할 공무수행에 음으로 양으로 자신의 가치관이 반영되는 것이다. 더욱이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어떠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그가 담당한 영역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

필자가 사는 연수구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의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는가 하면 모 국회의원은 보좌관 문제로 의혹과 빈축을 사고 있으며 자리다툼으로 구의회 파행 운영, 구의원의 법 위반 등이 있다. 작은 구에서조차 이러할 진대 다른 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파행과 일탈행위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지 짐작이 간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여년이 가까워 오지만 우리가 진정한 지방자치의 꿀을 향유 하기엔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다. 지방의 우두머리의 행태가 이대로라면 말이다. 기초부터 바꾸어야 한다. 본질에 충실하라. 지방은 민선 7기를 맞아 지방분권을 부르짖고 주민참여, 업무 위임과 재정 분권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일에 앞장서서 본격적인 주민참여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참여시대를 주도해 나가야 할 이들의 행태가 이렇다면 누가 누구에게 이 일을 맡길 것인가. 지방행정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야 할 이들이 존경은 받지 못하더라도 이런 파렴치한 짓으로 지탄을 받아야 하겠는가. 기본적인 윤리이며 자세가 안 된 자들이 시민들이 위임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것 자체가 불행한 것이다.

선출직 공직자들의 일탈에 대한 처리는 사법부의 조치만으로 그쳐선 안 된다. 양심 있고 깨어난 시민단체가 앞장서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다시는 자질이 부족한 입지자들이 양가죽을 쓰고 나타나 표를 달라고 하지 않도록 매의 눈이 되어야 할 일이다. 사회는 많이 성숙했다. 체육계처럼 용기 있는 제보자들이 많이 나타나 부정과 부패를 정화해야 할 것이다. 끼리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부패를 감추며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려 하는 썩은 정치인들이 있다면 이제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도덕적으로 깨끗한 척 낮에는 천사의 얼굴이었다가 밤이 되면 야수로 변하는 이중인격들이 더는 정치를 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될 일이다. 잘못이 노출되면 일단 아니라고 변명하고 더 숨을 곳이 없을 때 사과하는 비겁한 정치인들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유권자가 선출직 공직자를 감시하고 비판하고 지적하는 것은 신성한 권리이다. 그리고 잘못을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것은 악의 편이다. 잘못을 저지른 선출직은 반듯이 선거에서 심판해야 한다. 정당은 자격이 검증된 이들을 공천하는 것으로부터 본인은 부단한 수기(修己)자세로 각오를 다질 때 그나마 나락으로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는 일이 될 것이다.

/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 이사장·전 인천 연수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