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 읽히면 쉽게 블로킹 할 수도
공격수 기록·성장여부 '큰 영향'
KB손보·한전은 '코치 제도' 운영
한선수, 현역중 가장 안정적 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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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세터의 활약에 따라 팀의 승패 여부가 갈린다는 뜻이다.

 

이렇다보니 주전 세터로 나서는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는 코칭스태프에겐 필수 체크 사항이다.

팀 전술을 책임지는 자리다 보니 주장을 맡는 경우도 많다.

상대팀이 서브나 공격을 했을때 수비수들의 리시브가 좋지 않더라도 세터가 올려주는 토스가 좋으면 소속팀 공격수들이 편안하게 공격을 할 수 있다.

팀이 흔들릴때 이끌어 나가는 힘 또한 세터가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이다. 공격수는 어떤 세터를 만나느냐에 따라 기록과 성장 여부에 영향을 받는다.

필자도 대학과 실업팀을 거치면서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세터들을 만나서 잘 성장한 경우 중 하나다.

프로배구는 아직까지 프로야구처럼 코치가 세분화 되어 있지 않지만 수원 한국전력과 의정부 KB손해보험은 약점으로 지적된 세터진 강화를 위해 세터 코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세터 권영민을 코치로 전환해 세터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KB손해보험도 세터 출신인 이동엽 코치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팀들은 포지션별로 세분화 시켜 훈련하지 않고 있고 세터 훈련을 따로 시키거나 하지 않는다.

감독이 팀 전체 운영 방향을 결정하고 경기에서는 전술을 결정하기에 코치 개개인이 개성을 갖고 특정 포지션을 지도해 나가는데는 한계가 있다.

현역 세터 중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기량을 보여주는 선수는 인천 대한항공의 한선수다. 경기운영도 뛰어나고 볼 배급도 가장 좋다. 블로킹과 수비, 서브 등 세터가 갖춰야하는 것들을 잘 갖추고 있다.

안산 OK저축은행 이민규와 의정부 KB손해보험의 황택의는 한선수의 뒤를 이을 세터로 평가 받는다.

두 선수는 토스를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신장이 좋아 높이를 활용한 플레이에도 유리하다. 이런 선수들이 성장한다면 한국 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민규는 지난 2016년 어깨 수술로 페이스가 떨어져 있다. 본인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공격수들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아 처리를 깔끔하게 하지 못해 위축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점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스스로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면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고 결국 볼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짧아지는 경우가 생긴다.

황택의도 2016~2017시즌 프로에 입단해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경기를 보는 눈은 키워야한다. 지난 28일 수원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황택의는 외국인 선수 펠리페에게 공격점유율 80%에 가까운 볼을 밀어줬다.

5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이겨 2연승을 이어갔지만 다른 선수들을 이용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쫓기다 보니까 본능적으로 외국인선수를 찾게 된다. 당시에는 경기를 이겨야 하니까 펠리페만 보이겠지만 조금 더 성숙해지면 시야가 넓어지면서 더 많이 보이게 된다.

배구인들이 세터들에게 말하는 부분이 편하게 토스하면 상대 미들블로커들도 편하게 블로킹한다라고 한다. 세터들의 폼을 보면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세터가 어렵게 토스를 하고 고생을 해야 팀의 승률이 높아진다.

공격수가 날고 긴다고 해도 그 공격수한테 세터가 볼을 제대로 안올려 주면 끝이다. 공격수들도 어떤 세터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빛을 보느냐 못보느냐가 결정이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구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