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붐비는 전통시장
민족 고유의 명절 설을 앞둔 3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시장이 명절선물과 제수용품 등을 구입하러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손님 발길 뚝 끊겼던 전통시장
대목 맞아 상인들 웃음 되찾아

고향 대신 도서관 택한 취준생
"설 당일만큼은 쉬면서 소확행"

민족 대 명절 설을 앞둔 31일 오전 8시께 수원 못골시장. 이른 아침 가게 문을 여는 상인들의 얼굴은 모처럼 환했다.

영하 2℃의 매서운 날씨에 12시간 가까이 밖에서 손님을 맞아야 하는 힘든 상황이지만 그동안 침체됐던 경기를 설 대목에 끌어올리겠다는 기대가 역력했다. 그동안 상인들은 추위보다도 손님들의 발길이 준 것이 마음을 더 춥게 만들었다고 호소해 왔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한산했던 시장에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더니 낮 시간이 되자 금세 북적였다. 추위도 잊은 듯 상인들은 손님맞이에 열을 올렸다.

못골시장의 한 상인은 "그동안 추위와 미세먼지 등으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힘들었는데 최대 대목인 설 명절이 다가와서 그런지 손님이 많아져 일하는데 힘든 줄을 모르겠다"며 웃었다.

같은 시간 화성 봉담의 한 프레스 공장도 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가득 찼다. 하루 만 더 일하면 연휴가 시작돼 직원들의 사기는 평소보다 높아 보였다.

다만 주52시간제 적용 이후 잔업이나 특근 등이 사라지면서 월급봉투가 가벼워진 점이 아쉬워 보였다. 공장 사장은 "두둑한 보너스는 챙겨주지 못하지만 그래도 직원들이 즐거운 명절을 보내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도서관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설을 앞두고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열람객이 꽉 차 학구열 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 보였다. 취직하지 못해 부모님께 면목이 안 서고 당장 3월부터 상반기 취업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이번 설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을 계획이다.

한 학생은 "토익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설 연휴 기간을 함부로 쓸 수 없다"며 "열심히 한 만큼 나중에 값진 결과로 부모님께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부모님과 함께 명절을 쇠러 가지 않겠다"는 공통된 답변을 하며 "다만 설 당일은 쉬면서 밀린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휴식을 취하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황준성·김주엽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