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수많은 독립운동가 헌신에 감사
그날의 정신 되살려 갈등·분열의 벽 허물고
통일의 새 시대위해 지혜를 다시 모을 때다

어느덧 2월의 끝자락, 매서운 추위와 따스한 봄기운이 교차하는 이맘때 즈음이면 자주 곱씹어보는 유명한 시 구절이 있다. 이 시는 우리 민족의 대표 항일시인인 이육사 선생의 작품으로, 망국의 한으로 나라는 차갑게 얼어붙어 있을망정, 봄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하면 겨레의 얼이 서린 조국은 우리들의 민족혼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는 뜻을 품고 있다. 땅(국토)은 잠시나마 잃었을지라도 정신만 살아있으면 민족은 살아있는 것이며 언제고 기필코 불러일으킬, 빼앗길 수 없는 민족혼을 묘사하며 일제에 대한 강력한 저항의식을 보여주는 걸작 중의 걸작이기도 하다.
올해는 그 의미가 더 뜻깊게 다가온다. 바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마치 100년 전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대한독립만세' 함성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만 같다. 그날 독립을 위해 한마음으로 일제에 맞섰던 것처럼 우리는 '아픈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은 또다시 그 아픔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으로 3·1운동의 의미를 매해 잊지 않고 기념하고 있다.
미래세대가 순국선열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대한민국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3·1독립정신과 위국헌신의 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빼앗긴 들판을 되찾고자 온 국민이 남녀노소·지휘고하·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한마음이 됐던 3·1 정신이야말로 국난극복과 민족발전의 근간이 된 우리의 소중한 정신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정착의 역사적 대전환기를 맞은 지금이야말로, 과거 선열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다. 민족대표 33인이 1919년 3월 1일 파고다 공원에서 우리나라가 자유 독립국가임을 선언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1천500여 회가 넘는 만세 운동이 일어났고 국권이 회복될 때까지 항일운동은 끈질기게 이어졌다.
내 고장 고양에도 김선문, 김익상 선생처럼 많은 항일 운동가들이 독립운동에 투신하셨다. 우선 김선문 선생은 3·1운동 후 1919년 5월경부터 비밀결사인 '대한독립군환영단'을 지원하며 독립의식을 고취하는데 힘썼다.
특히 대한독립단 소속으로 서울서 군자금 모집, 항일문서 배포 등의 활동을 펼치고, 조선독립단에 합류해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항일활동을 전개하다 일제에 검거돼 옥고를 치렀다. 의열단 출신인 김익상 선생은 1921년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 처단을 위해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투척하는 거사를 치렀고, 다음 해 상해에서 일본 전 육군대신 다나카 기이치에 폭탄과 권총으로 의거를 일으키는 등 우리 민족의 저항의지가 절대로 꺾일 수 없다는 것을 만방에 알렸다. 이외에도 대한민국임시정부 외무위원으로 외교 홍보를 담당한 백남칠 선생, 상해에서 독립운동촉진회를 조직해 한국민족의 해방을 촉구하고 대동단결 운동을 전개한 오영선 선생, 대한인국민회 중앙총회에서 독립의연금 모집에 앞장선 김익주 선생 등 수많은 고양 출신 항일 운동가들이 조국독립에 헌신했다.
일제의 총칼은 우리 민족을 갈라놓지 못했고, 꺼지지 않는 민족혼은 우리 민족을 더욱 단단하게 결집시켰다. 선열들께서는 뜨거운 애국정신과 헌신으로 전 세계에 평화와 인류공존의 정신을 전파하며 8·15 광복이라는 민족의 숙원을 이룩하고 후손들이 내 조국 내 땅에서 자유와 풍요를 누리게 했다. 곧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초석이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백년대계를 시작하는 3·1절을 맞는다. 이제 우리는 그날의 정신을 되살려 이기주의로 인한 갈등과 분열의 벽을 허물고 이념과 세대, 지역을 뛰어넘는 더 큰 꿈을 함께 그린다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며 민족화합과 통일의 새 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지혜를 다시 모을 때다. 조국 광복을 위해 소중한 생명을 바치신 순국선열들과 독립 유공자 여러분의 희생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김달수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