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원 인천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이중원 인천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현재 인천시의 장애인 인구는 13만8천여명으로 인천의 전체 인구 가운데 4.5%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비장애인이 사용하는 체육시설 대비 장애인의 체육시설 빈도도 대략 이와 비슷한 비율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살펴보면 인천시의 비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관내 체육시설은 약 1천곳에 달하며 이에 비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은 단 2곳, 선학동 소재의 장애인 국민체육센터와 동춘동 소재의 장애인체육관뿐이다. 2017년 비장애인의 주당 1회, 30분 이상의 생활체육 참여빈도는 59.2%인데 비해 장애인의 경우는 20.1%에 불과하다. 이는 장애인이 운동을 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는 의미다. 당연한 결과다.

장애인은 일반인에 비해 심신의 활동에 있어 제약이 많아 2차 질환의 발생 빈도도 높다. 따라서 장애인에게 운동은 필수다. 이렇듯 운동이 장애인에게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장애인 단명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반면 발달장애인은 장애인 전문체육시설이 아니더라도 일반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하지만 비장애인의 불편한 시선, 잘못된 인식 등으로 발달장애인은 쉽게 일반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즉, 그들의 권리가 쉽게 외면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8년 평창 패럴림픽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장애인들이 비장애인처럼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국무회의(2018년 3월 20일)를 통해 '장애인 체육 활성화' 방안을 지시하였다. 이후 문체부를 중심으로 5개 권역별(수도권, 호남권, 중부권, 영남권, 제주도) 포럼과 총 40회 이상의 간담회, 합동 워크숍 등 다양한 방식의 의견 수렴을 통해 3대 추진전략을 내세웠다. 즉 장애인이 주도하는 체육, 장애인이 즐기는 체육, 장애인과 함께하는 체육을 설정했고, 8대 핵심과제로 반다비 체육시설 150개소 신규 건립, 장애인 스포츠 강좌 이용권(바우처) 도입, 장애인 생활체육 지도자 1천200명 확대 배치 등을 구체적 목표로 정했다. 이러한 사업을 실천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예산을 전년도 273억원 대비 145% 증액된 669억 원을 확정하였다.

장애인이 운동에 참여하려면 그들만의 시설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9년 30개의 반다비 체육센터를 세울 예정이며, 5년간 매년 30개씩 2025년까지 150개의 장애인전용체육관을 지을 계획이다. 더불어 장애인 생활체육 지도자를 2018년 577명에서 2022년까지 1천200명으로 늘릴 예정이며, 장애인 체육 프로그램, 장애인 스포츠 강좌 이용권을 제공하면서 장애인체육 참여율을 현재 20% 대에서 3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장애인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통합체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장애인 생활체육 교실과 동호회에 대한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이와 같은 정부의 계획에 맞춰 인천시에서도 인천서구 아시안게임경기장 부지에 반다비 체육관 1개소를 건립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그러나 해당 계획이 반영되어 체육관이 설립되더라도 인천의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장애인들이 운동참여율을 보다 능동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인천시와 인천시설관리공단, 인천장애인체육회가 유기적으로 협조체계를 구축하여 비장애인만이 이용하는 그들만의 체육시설을 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 첫 번째 목표로 비장애인의 체육시설을 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며, 두 번째로는 학교체육에서 비장애인 학생과 장애인 학생이 함께 어울려 체육 프로그램을 동시에 참여하는 장애인을 위한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후천적 장애 발생 빈도가 88.1%에 달하기 때문에 비장애인도 언제든지 장애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장애인과 함께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인천시 장애인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선수만이 아닌 인천시 장애인의 건강을 위한 현실적인 인프라 구축, 지금 우리의 과제이다.

/이중원 인천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