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원과 우리 기술력 투입땐
엄청난 시너지효과로 투자가치 커
전세계 주목 '경제적 블랙홀' 예상
온 겨레 염원 '비핵화'·'종전선언'
양국 한발씩 양보 '통근 합의' 기대

경제전망대 김기승10
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영지원본부장
오늘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발표되는 역사적인 날이다. 합의문에 담길 양국 간의 이견이 얼마나 좁혀질지 세계의 이목이 하노이로 쏠리고 있다. 이번 합의문에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을 구체화한 내용인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이행계획이 비교적 상세하게 명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한 발씩 양보하고 상호 호혜의 원칙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회담으로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온풍을 타면서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까지 1년에 걸쳐 숨 가쁘게 이어져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경제 강국으로서 엄청난 잠재력이 있으며 김 위원장도 이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바 있다. 그러면서 미국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낼 것이기 때문에 북한 핵 실험이 없는 한 서두를 것이 없다며 이른바 '속도조절론'을 내세우며 북한을 압박했다. 진전이 없는 한 경제제재를 지속할 것이고 미국은 잃을 것이 없다는 논리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개혁개방이 늦어지고 손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 조치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며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경제협력사업 등을 떠맡을 각오가 돼있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서 큰 성과가 예상된다"라며 회담결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 또한 긴밀하게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귀재'로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회장도 북미관계 정상화를 사전에 예견하고 북한 투자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 왔다. 그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북한은 평화가 보장된다면 투자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이렇듯 전 세계 투자가들의 관심이 북한으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담 결과는 북한에 엄청난 경제적 영향과 사회적 변화를 몰고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이번 회담이 정체기를 걷고 있는 한국 경제는 물론 동북아 공동번영의 기반을 만들어 가는데도 큰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래 북한의 경제가치 또한 밝다. 미국 온라인 경제전문 매체 쿼츠(Quartz)는 '북한은 이미 돈방석에 앉아있는 나라'라며 '손도 대지 않은 광물이 7조 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또한 2008년 기준으로 북한 광물 매장량의 잠재가치는 무려 약 7천조원로 추정되며, 이는 우리의 자본과 뛰어난 기술력이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양질의 노동력을 만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방증한다.

이렇듯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온다면 전쟁으로 인한 코리아 리스크가 말끔하게 사라져 남북한의 국방비 절감은 물론 국가브랜드가치 또한 높아지면서 외국인 투자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다. 이는 북한을 통한 대륙과의 물류연결로 이어지면서 한반도는 세계 각국의 집중 투자를 받는 이른바 '경제적 블랙홀'이 될 것으로 예견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국이 오는 2050년에는 1인당 GDP 세계 2위가 될 것이란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바라건대 오늘 회담 결과가 온 겨레의 염원인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이라는 통 큰 합의로 이뤄졌으면 한다. 이는 북한 경제 제재가 해제되고 남북경협이 본 궤도에 이르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70여년 세월의 한반도 분단과 적대적 관계도 함께 청산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나아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우리민족 단일팀이 진출하고 2032년에는 하계 올림픽을 남북한이 공동개최해 한반도의 새로운 위상을 세계만방에 보여주는 날이 온다면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새 역사인가? 아무쪼록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세계사에 마지막 남은 분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영지원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