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요금보다 30% 저렴하지만
평소 20% 싸게 살 수 있는 시간대
이용 불편·실질 할인 10%인 셈
"생색내기용 공공성 강화" 지적
SRT(수서고속철도)가 공공성 강화를 위해 임산부에게 할인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지만, 새벽 또는 늦은 밤에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생색내기용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7일 SRT를 운영하는 (주)SR에 따르면 임산부는 지난 1월 8일부터 일반 요금의 30% 할인된 가격으로 SRT를 이용할 수 있다. 출산 장려 등을 고려, 교통비 절감 및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다.
하지만 이용 가능한 열차가 이른 아침과 늦은 밤에만 편성돼 있어 오히려 실 이용객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화성 동탄역(경유)에서 부산역으로 가는 경부선 하행 열차의 경우 하루 총 20대인데, 임산부가 할인받아 탈 수 있는 열차는 4대가 전부다. 게다가 오전 5시 45분·7시21분, 오후 10시15분·10시55분 등 이른 아침과 늦은 밤에만 편성돼 있다.
동탄역에서 수서역으로 가는 상행 열차도 1일 기준 20대 중 3대만 할인되고, 이 역시 시간은 오전 7시 20분·7시 47분·0시 50분밖에 없다.
특히 이 시간대 열차는 조기 예매 등 예약 조건에 따라 평상시에도 열차 요금의 20%가량을 할인하고 있어 실질적인 할인율은 10%에 불과하다.
반면 KTX(코레일)의 경우 임산부들에게 특실 좌석을 일반석 비용으로 40%가량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1개월 전부터 출발 20분 전까지 예약 가능하며, 좌석만 있으면 열차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맘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SRT가 생색내기용으로 임산부들에게 할인 서비스를 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임산부가 SR에 관련 내용의 민원을 넣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공공할인상품을 운영함에 있어, 기존 일반 고객들의 수요가 특정 수준 이하인 열차를 지정해 설정했다"고 밝히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SR관계자는 "올해 급하게 임산부 등 공공성 강화 정책을 시행하다 보니 이용 시간이 적은 열차를 중심으로 편성한 면이 있다"면서 "3개월가량 이용률을 검토해 추가 편성 등 열차 이용에 대한 확대를 고려 중에 있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