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운영 분리서 전용사용권 부여
협동조합·SPC 모집… 3개 팀 신청
경쟁 치열 '단기간 성과' 쉽지않아
인천TP등 "지속적 투자·지원 중요"
2014년 첫선을 보인 인천화장품 공동브랜드 '어울(Oull)'이 5년 만에 변신을 도모한다.
'전국 최초의 지자체 공동브랜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어울은 그동안 '제조사'와 홍보·유통 등을 맡은 '운영사'가 함께하는 구조였다.
어울은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이 하락했다.
최근 인천시와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인천TP)는 제조와 유통, 판매, 홍보 등의 기능을 가진 협동조합 또는 특수목적법인(SPC)에 어울 브랜드 전용 사용권을 주기로 했다.
제조사를 중심으로 판매와 유통을 연계하는 것이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천TP가 26일 어울 운영단체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3개 팀이 참여했다. 각 팀에는 인천지역 화장품 제조사가 3개 이상 참여했다.
인천TP는 상품 개발, 마케팅, 국내외 유통 계획, 투자 계획, 매출 목표 등을 평가해 어울 운영단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3년간 어울 브랜드 사용권을 주고, 이후 어울 브랜드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방침이다.
또 어울 브랜드 활성화를 위해 연간 4억원의 홍보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화장품은 홍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인천TP가 어울 운영 방식 변경으로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화장품 업계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어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 수는 2012년 2천458개에서 2017년 1만1천834개로 5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은 서울·경기에 이어 화장품 업체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남동국가산업단지에는 화장품 제조사들이 집적해 있다.
인천TP 관계자는 "하나의 브랜드가 '히트'를 치는 데에는 제품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마케팅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어울은 출시 5년이 됐지만, 이보다 더 오랜 기간 낮은 매출로 어려워하다 성공한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어울의 새로운 운영 방식이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인천지역 화장품 제조업체의 70%가량은 주문상표생산(OEM) 방식이다.
화장품 판매업체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중소업체보다 대형업체를 제조사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인천지역 화장품 제조업체들이 어울 운영 방식처럼 협동조합 또는 특수목적법인으로 몸집을 키우면 수주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의 한 화장품 업체 대표는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인천지역 화장품 제조사 다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그나마 낫지만, 제조만 중심으로 하는 업체는 최근 어려움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울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다면, 인천지역 다른 기업에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