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형 통합교육과정 운영
산학프로젝트로 취업률 높이고
AI기반 4차산업혁명시대 선도
혁신 실천 '지속가능한 대학' 기대

출생아 수의 감소는 앞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학들도 예외는 아니다. 당장 2020학년도 입시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해 대학 입학자원은 지난해 52만2천여명에서 45만9천여명으로 급감한다. 입학자 감소문제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지방으로부터 시작된 정원미달 사태가 수도권에도 미칠 기세다. 경쟁력이 없는 대학은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에서도 몇 년 전부터 대학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시행한 2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를 통해 자율개선대학과 역량강화대학으로 구분해 정원감축과 각종 일반재정지원을 차등화하고 있다. 대학들은 입학자원 감소와 더불어 10년째 등록금 인상동결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학생들은 이제 재정수입의 대상이 아니라 고객이다. 고객을 경시하면 고객은 떠나기 마련이다. 변화와 혁신만이 살길이다.
변화와 혁신은 갈고닦지 않으면 탄생할 수 없다. 화씨지벽(和氏之璧)이란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화씨지벽은 한비자(韓非子) 화씨편(和氏編)에 나오는 이야기로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에 화씨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옥을 감정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옥돌을 발견해 여왕(려王)에게 바쳤으나 보통 돌이라고 밝혀져 여왕은 화씨가 자기를 속이려 했다고 왼쪽 발을 잘랐다. 여왕이 죽고 무왕(武王)이 즉위하자 옥돌을 무왕에게 바쳤으나 또다시 보통 돌로 감정되어 오른쪽 발을 잘렸다. 무왕이 죽고 문왕(文王)이 즉위하자 화씨는 초산 아래서 옥돌을 끌어안고 사흘 밤낮을 울어 피눈물을 흘렸다. 문왕이 이 소식을 듣고 화씨를 불러 물었다. 화씨는 "나는 발을 잘려 슬퍼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옥을 돌이라 하고 거짓말을 했다고 벌을 준 것이 슬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왕이 그 옥돌을 다듬게 하니 천하에 둘도 없는 명옥(名玉)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명옥은 하루아침에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도 2017년, 2018년 2년 연속 수도권 대학(졸업생 2천 명 이상) 중 취업률 1위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화씨지벽에서 말하는 천하의 명옥이 되기 위해 대학 경쟁력 향상에 힘쓰고 있다.
명옥이 되기 위한 출발점은 철저하게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선택형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과별 모듈(module)형 교육과정으로 학생이 개인별 선택을 통한 교육과정을 선정하고 인증평가를 통해 공신력을 확보해나간다는 목표다. 두 번째는 100% 취업보장형 학과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학과별 취업보장 협약기업의 질적 개선과 교수, 학생, 산업체가 참여하는 산학 프로젝트 위원회 운영을 통해 취업률을 지속해서 높여 나간다는 목표다. 세 번째는 인공지능(AI) 기반 에듀인(Edu-Innovation) 시스템 구축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 티칭(teaching) 시스템 단계별 구축과 챗봇 캠퍼스(Chatbot in Campus) 구축을 통한 학생 수준별 개별 지도와 AI 강의 그리고 대학행정의 혁신을 이뤄나간다는 목표다.
주역 '계시전'에 나오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문구가 생각난다. '궁하면 변하라,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뜻이다. 작금의 변화 소용돌이 속에서 묵묵히 변화를 실천하는 노력과 열정으로 모든 대학이 지속 가능한 대학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이승용 경복대학교 복지행정과 교수 겸 홍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