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흥원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신용등급 6등급 이하등 1470만명 추산
저리금융상품 공급하고 상담 서비스도
■효율적 지원을 위한 노력은?
글 쓰기 서툰 고객 위해 '종이없는 창구'
디지털 시스템 구축 통해 상담시간 늘려

이계문(58) 제2대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은 "병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제때 치료를 받아야 낫듯이 재무적 어려움이 있을 때 빨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 상담받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2016년 3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라 서민금융 총괄기구로 출범하고 채무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 완화를 위해 전국에 47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햇살론, 바꿔드림론, 미소금융 등 서민대출상품을 취급, 금융분야 사회안전망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 원장은 '소통하는 서민금융 전문가'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는 취임 후 6개월 동안 전국에 설치된 47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중 15곳을 방문했으며 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 콜센터 소속 모든 직원들과 유관 단체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는 물론이고 전문적인 업무처리 능력 향상을 위한 연수과정을 실시함으로써 수요자 중심의 서민금융 지원기관으로 발전을 이끌고 있다.

# 서민금융진흥원의 역할과 지원 현황
서민금융진흥원은 제도권 금융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을 위해 저리의 정책서민금융상품을 공급하고 종합상담·맞춤대출·컨설팅·금융교육 등 자활·상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자립과 자활을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신용회복위원회는 개인워크아웃, 프리워크아웃 등 채무조정 지원제도를 통해 채무를 상환 능력에 맞게 조정하고 분할해 상환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과중한 채무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신용회복 및 경제적 재기를 돕고 있다.
현재 서민금융 지원대상인 신용등급 6등급 이하 또는 연소득 3천500만원 이하의 저신용·저소득층은 지난해 말 기준 1천47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한해 연간 정책자금을 통한 서민금융 지원실적은 33만1천명에 3조5천억원, 은행권 자체자금으로 공급하는 새희망홀씨 실적(25만3천명, 3조7천원)을 합산하더라도 58만4천명에 7조2천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263만명에 이르는 신용등급 8등급 이하자는 금융권 연체율이 7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부실 우려가 높아 저축은행과 같은 2금융권에서조차 대출기피 대상으로 낙인찍혀 있다.
최근에는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로 인해 안정적 소득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불법 대출 등에 따른 피해에 노출돼 있어 금융안전망 운영이 더욱 시급하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시중 은행권에서 대출이 배제되는 저신용 취약계층은 그대로 방치 시 고금리 대출 또는 불법사금융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각별한 관심과 함께 적절한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며 "고액자산가들이 자산관리를 받는 것처럼 서민들도 재무관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보 활동도 중요할 것 같은데
제도 몰라서 도움 받지 못하는 일 없게
지자체등 손잡고 '금융교육' 강화할 것
■앞으로 계획과 지향점은?
안정적 운영 위해 재정지원 확대 절실
서민들이 믿고 의지하도록 동행 할 것
#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민금융 추진
이 원장은 "서민금융진흥원의 발전방향, 개선할 점은 수요자 중심에서 바라보면 답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상담을 해보니 서민금융지원제도와 센터를 몰라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 안타까움이 매우 컸다"며 "고금리 대출로 몰릴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막막한 현실을 접해보니 서민금융진흥원의 역할에 대해 더욱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해 200만 명 이상이 20%대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점포가 없고 소득증빙이 어려운 노점상이나 푸드트럭 등 영세 자영업자들은 일수대출 등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원장은 통합지원센터에서 직접 상담한 결과를 토대로 수요자들이 쉽고 빠르게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이후 고객들의 실질적인 상담 시간을 늘리기 위해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글을 읽고 쓰는 데 서툰 고객도 있기 때문에 기재항목을 고객이 말하면 센터직원이 전산화된 시스템에 입력하는 '종이없는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와 협의를 통해 안정적 재원확보와 신용회복 지원제도 개선 등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방안을 마련, 이를 올해 역점사업으로 추진중이다.
특히 '서민금융PB' 구축은 지원대상자별 맞춤형 지원과 신용상담, 일자리 컨설팅 등 사후관리까지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금융 지식이 없어서, 제도를 몰라서 도움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지원활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사전 금융교육을 강화해 서민들이 재무적 어려움에 이르지 않도록 예방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주기적이고 전문적인 컨설팅 등을 통해 사후관리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사전 금융교육은 지자체, 시민단체와 협력하고 대학교 교양과목 금융강좌 개설, 평생교육진흥원 학점은행 과목 인정 추진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서민, 취약계층이 통합지원센터에서 지원을 받는 만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직무 연수과정을 신설해 전문상담에 주력하고 있다.

# 서민금융진흥원의 지향점, '동행(同行)'
서민금융지원 대상자는 1천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연간 공급되는 정책자금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진흥원의 재원구조는 한시적·불안정적으로, 현재의 정책서민금융 지원 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복권기금 출연은 2020년 종료되고 미소금융 기부금 추가유입이나 금융회사들의 출연금도 감소되고 있다.
결국 사회적 책임분담 측면에서 현재의 정책서민금융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나아가 도움이 절실한 취약계층 지원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정부와 금융권, 시민단체 등 외부에 정책금융의 필요성을 직접 찾아가며 적극 알리면서 협조를 당부하는 동시에 업무 협력·연계를 통한 지원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민금융 콜센터 번호인 '1397'은 전화번호 키패드 구석에 있는 번호로 서민금융을 구석구석까지 다 알도록 한다는 의미"라며 "상담사들이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종합상담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앞으로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는 취약계층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진심으로 고민해 실행해나갈 것이고 이를 통해 어려울 때 든든하게 감싸주는 울타리이자 동반자로서 서민들과 동행하고자 한다"며 "서민금융을 이용하는 모든 이들이 편리함은 물론 언제나 믿고 의지하며 따스한 온기를 느끼는 것, 그것이 서민금융지원의 지향점이다"고 강조했다.
글/이성철기자 lee@kyeongin.com
■이계문 원장은?

▲ 1984년 동국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
▲ 1994년 서울대학교 정책학 석사
▲ 2005년 아시아공과대학 경영학 석사
▲ 1990년 행정고시 합격(34회)
▲ 1991년 경제기획원 예산실 사무관
▲ 2001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 기획재정담당관실 서기관
▲ 2006년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 서비스경제과장
▲ 2011년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담당관
▲ 2013년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 2016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
▲ 2017년 기획재정부 대변인
▲ 2018년 10월 서민금융진흥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