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생소한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
인체·환경 피해 없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
아직도 이해 못한 농민 있어 현장교육 절실
행복한 농장·건강한 식탁 만들 것이라 믿어


김현기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장
김현기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장
PLS란 용어 자체가 주는 느낌은 조금은 생소하고 어색하다. PLS란 Positive List System의 약자로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이다. 이는 농약이 인체와 환경에 피해가 없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하여 만든 제도로 농업인들이 농약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소비자에게는 평생 섭취해도 인체에 해가 없는 수준의 농약잔류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선진국인 미국은 1960년대, 일본은 2006년, 유럽연합(EU)은 2008년부터 실시하여 농민은 물론 소비자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도 금년 1월부터 '농약허용물질목록제도'인 PLS가 수입 농산물 및 국내 생산 모든 농산물에 적용되어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잔류농약 안전성 검사에서 해당 작물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성분이 나오면 국제기준, 유사농산물의 최저기준 등을 적용하여 판정하였지만 이제는 등록되지 않은 성분이 0.01ppm 이상 검출되면 부적합 농산물 판정을 받는다. 그만큼 농산물의 안전성이 강화되는 것이다. 우리의 먹거리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여 국민건강 증진을 도모한다는 데는 소비자나 농업인의 이견이 있을 수 없으나,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 현장에서는 등록농약 부족, 좁은 땅에서 다양한 작물 재배에 따른 비의도적 오염 등 많은 염려가 생기고 있다. 이에 범정부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였는데, PLS 시행에 따라 농업현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등록농약 부족 해소를 위해 직권등록과 함께 잠정등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이 대폭 늘어났다. 그리고 환경유래 농약, 전후 작물 간 영향을 줄 수 있는 농약에 대한 잔류기준이 마련되었다. 또한 항공방제 매뉴얼 제정, PLS 시행 전 수확한 농산물에 대한 PLS 미적용 등 보완대책이 마련되었다.

그동안 PLS에 대비하여 농업인 대상 다양한 교육과 홍보를 추진하였고, 모든 농산물에 적용이 되는 금년에는 집합교육과 함께 마을별 방문교육 및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도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농민이 있어 농업 현장 교육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그러면 농업현장에서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첫째, 재배하는 작물에 등록된 농약만 살포해야 한다. 농약 구입 시 농약판매업자에게 재배작물을 정확히 말하여 구입하고, 방제 전 해당 작물에 등록된 농약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여야 한다. 둘째, 등록된 농약을 안전사용기준에 맞게 방제하여야 안전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같은 농약이라도 작물마다 안전사용기준이 다르므로 방제 전 농약 포장지 등에 나와 있는 기준을 꼭 확인해야 한다. 농약 사용시기, 용량, 희석배수, 살포횟수, 수확 전 마지막 살포일 등을 준수해야 한다. 셋째, 농약 포장지 표기사항을 꼭 확인해야 한다. 농약 포장지에는 안전사용기준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동안 귀에 익숙한 농약의 상표명만 알고 방제하였다면 같은 농약의 중복살포를 막기 위해 포장지에 함께 나와 있는 품목명도 살펴봐야 한다. 같은 품목명이 여러 상표명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상표명이 다르지만 품목명이 같으면 모두 같은 농약으로 분석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넷째, 농업 현장에서 방제의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농약을 덜 쓰고 병해충, 잡초를 방제하는 것이다. 병해충 발생 초기에 발견하여 방제를 하면 할수록 더욱 효과는 높기 마련이고 농약을 방제하는 시간과 비용도 아낄 수 있다. 루페, 끈끈이 트랩 등을 구비해 놓고 자주 작물을 살펴봐야 한다. 또한 환기팬이나 방충망 설치로 병해충이 덜 발생하게 하는 환경조성도 중요하다. 그리고 수확기를 앞두고 농약잔류가 걱정이 된다면 친환경자재를 이용한 방제도 고려해볼 만하다.

PLS 시행에 따라 당장 농약 선택, 비의도적 비산문제 등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올바른 농약 사용에 따라 보다 안전한 농산물 생산으로 우리나라 농업경쟁력 향상과 소비자에 대한 신뢰성 증대를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행복한 농장, 건강한 식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김현기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