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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강남 4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 중 송파구와 강동구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여의도를 중심으로 주택을 80% 이상 건설한 후에 입주모집을 하는 '후분양' 단지가 늘고 있다.

앞서 2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종전보다 강화한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 기준'을 적용해 현행보다 분양가가 낮아질 강남권을 중심으로 후분양 단지가 늘어나는 추세다.

강화된 심사기준에서는 동일 행정구역에서 분양한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의 10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여의도 옛 MBC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브라이튼 여의도'는 HUG와 분양가를 합의하지 못했다.

이에 시행사인 신영 측은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일정을 잡지 않고 오피스텔부터 먼저 분양하기로 했다.

시행사는 이 아파트가 여의도에서 14년 만에 분양하는 고급 아파트임을 들어 3.3㎡당 평균 4천만원 이상의 분양가를 검토중인 반면, HUG는 3천만원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강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하면 브라이튼 여의도의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3천430만원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공정률 80% 이상 단계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이 없어도 건설회사간 연대보증만 있으면 일반분양이 가능해진다.

강남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 '래미안 라클래시' 조합의 경우에도 HUG와 분양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HUG는 이 아파트에 대해 올해 4월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 일원대우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일반분양가(3.3㎡당 4천569만원)에 맞출 것을 요구했다.

이에 조합 입지 등의 차이로 지난달 분양한 서초구 방배그랑자이(3.3㎡당 4천687만원)보다 분양가가 낮을 수 없다고 반대하고 있다.

조합 측은 "선분양을 염두에 두고 자금계획을 추진했기 때문에 분양보증 없이는 어렵다"며 "조만간 대의원 회의 등을 거쳐 구체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천 중앙동 과천 주공1단지는 지난달 조합원 총회에서 후분양을 결정했다.

조합과 HUG가 일반분양가 협의를 했으나 조합이 제시한 금액(3.3㎡당 3천313만원)이 비싸다는 이유로 HUG가 분양보증 발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조합은 전체 공정률이 80%를 넘어서는 올해 11월 말 이후 일반분양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반포 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가 후분양을 검토중"이라며 "최근 강남의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4천만원 중후반인데 이 지역은 3.3㎡당 8천만원이 넘어 굳이 선분양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 주공1·2·4주구(주택지구)나 서울 서초구 방배13구역,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주구 등도 후분양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앞으로 후분양은 물론, 완전 준공후 분양하는 단지도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후분양이 늘어날 경우 향후 2∼3년 간 강남권에 신규 분양이 줄어들면서 집값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있다.

/강보한기자 kb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