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운영예산 심의·행정 감시하는 역할
진정한 지방자치, 생활의 문제 해결하는 것
경험없는 의원들 행감등 해결하기 힘들어
의회, 인사권 독립·자율성 확보 시급하다


최만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1)
최만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1)
시의원을 직업으로 12년, 그리고 도의원을 직업으로 한지 1년 됐다. 도의원으로서 그간 내가 했던 일들은 이전에 시의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었기에 적응하는데 이점으로 작용했다. 성남시의회에서 좀 더 넓은 광역의회 의원으로서 나서는 첫걸음은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적응의 동물'인 필자는 다른 의원들보다는 조금은 빨리 광역의회에 코드를 맞췄다고 생각한다. 의원이란 직업은 다양한 활동을 한다.

의원으로서 집행부(경기도)의 행정에 관한 조례 등을 만들고 집행부에서 운영하는 예산을 심의하고 통과시키며 또한 집행부가 주민을 위해 제대로 행정을 전개하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지역에서는 통학로 불법주차로 인한 아이들의 안전문제 해결을 위해 볼라드를 설치하고 음식문화특화거리 버스킹 공연에 참석해 지역주민들께 인사드리고 어떤 날은 봄나들이, 단풍 나들이 가시는 동네분들을 배웅한다. 또 어떤 날에는 이 행사와 저 모임, 그 대회 등 당일치기로 여러 곳을 참석하느라 부산을 떨며 정신없이 움직인다. 지난 5월 23일만 해도 수진2동 수진밥차 어르신 식사대접 인사, 삼부아파트 경로당 어르신을 위한 경로잔치 참석, 장애인협회 기금마련 바자회, 성남교육지원청 간담회, 신흥초 학급증설 관련 대책회의, 안산에서 열린 장애인 체육대회 참석…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른다. 그러다 '가뭄에 콩 나듯'이 어쩌다 하루 공치는 날은 휴식이 꿀맛이지만 '새끼 많이 둔 소 길마 벗을 날 없듯'이 책상 위에 두께를 자랑하며 쌓인 책과 서류뭉치는 도의원으로서 존재가치이기에 시간에 감사하며 읽어내려 간다.

내가 꿈꾸는 세상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각자 디딘 자리에서 행복을 찾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나는 꿈꾼다. 착한 건 바보 같은 게 아니라 타인과 함께하는 것이고 전체를 위한 것이고 결국 나와 내 가족, 내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나의 아픔이 세상의 수많은 아픔의 한 조각임을 깨닫고 나의 기쁨이 누군가의 기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리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하지만 도의원인 필자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 속의 제약들은 이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정의롭지 않은 자들이 정의를 말하고 그름이 옳음을 덮어버리는 세상에서 '행복'이나 '사람답게'라는 말은 너무나 허약하기에….

지방의원이 '행복'이나 '사람답게'라는 생활정치에 가장 근접하고 밀접한 사람 아닌가 싶다. 생활과 분리된 정치는 있을 수 없으므로 진정한 지방자치는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생활정치를 구현하고 있는 지방의원으로서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생활정치인가? 섬김과 실천의 정치, 정책의 정치, 당리당략의 정치가 아닌 민생 우선의 정치, 대화 정치가 바로 생활정치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 일을 위해 일하는 사람, 그리고 이상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은 청춘을 허비하고 있고, 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생활에 정취가 결핍돼 있고, 이상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하루하루가 보람차다. 그렇기에 필자는 생활정치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지구당 정책실장, 국회의원 정책비서부터 시작해서 비서관, 보좌관을 거쳐 시의원 3선, 도의원 한 돌을 거친 필자지만 그 모든 업무를 혼자 하기에는 벅찰 때가 많다. 더더욱 이런 경험이 없는 많은 동료 의원들은 지역 안건을 해결하고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등의 업무를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애로가 있다. 지방의회에 대한 인사권 독립 및 강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국회사무처와 같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 그에 버금가는 지방의회 자율성 확보가 시급하다. 예산에 대한 재정 분석, 조례 제·개정 등에 관한 입법 지원, 행정사무감사와 조사에 대한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학문이나 기예에 통달해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을 달인이라 한다. 도의원은 의정활동의 달인이 돼야 한다. 도와 교육청의 행정을 잘 견제하고 주민이 체득할 수 있는 생활정치를 전개하며 변화무쌍하게 흐르는 민심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경기도의회 의원이기에 그렇다.

/최만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