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측 현장평가 완료 내년 4월 결정
인증 이듬해 北구간 신청할수 있어
포천시, 남북교류 농업등 확대 기대
소량 토지분석 '맞춤형 처방' 제안도
경기북부의 포천시와 연천군, 강원도 철원군을 흐르는 한탄강은 화산 폭발에 의해 생긴 기암인 주상절리, 베개용암, 백의리층 등의 지형이 잘 보존돼 경관이 아름다운 지역으로 꼽힌다.
경기도는 한탄강 일원을 지난 2015년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했고, 강원도는 지난 2014년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으로 각각 지정해 관리해 왔다.
그러던 지난 2016년 경기-강원도 간 상생협력을 계기로 세계지질공원 공동 인증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위원회 소속 장 젼핑(Jianping Zhang·중국), 마가렛 로엘프(Margareta Roelfs·네덜란드) 등 지질학자들이 직접 현장평가를 진행했다.
현장평가는 인증 전 마지막 관문으로, 유네스코는 내년 4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릴 이사회를 통해 최종 등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일단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남측 구간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지만, 추후 북측 구간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면 인증 이듬해에 공동 등재 신청도 가능하다.
남측 한탄강 구간의 보존가치도 뛰어나지만, 화산이 폭발한 분출지인 북한 평강군 일대는 보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천시 관계자는 "평강 화산 구간을 뺀 한탄강만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하는 것은 '팥 없는 찐빵'"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인증을 추진 중인 한탄강 외에 제주도(2010년), 경북 청송(2017년), 광주·전남 무등산(2018년)이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시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공동 등재를 위해 남북이 교류하다 보면 그 폭을 농업이나 재생에너지 분야로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포천시는 500g정도 소량의 흙만 있으면 대단위 토지를 분석할 수 있다는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다.

적은 양의 흙으로 인이나 질소 등 토지에 필요한 성분을 분석해 '맞춤형 처방'을 해 줄 수 있다는 제안이다.
남측은 토지분할이 고도로 진행돼 소량의 흙으로 토지 분석이 불가능하지만 공동 경작이 이뤄진 북측 땅은 적은 양의 흙으로도 대규모 토지 분석이 가능하다.
남측에선 농약을 친 땅과 무농약 재배를 한 땅이 서로 다르듯, 한 지역의 땅을 '균일 토지'로 볼 수 없지만 무농약 재배가 일상인 북측은 일정 규모의 토지가 비슷한 수준의 영양분과 성질을 지니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적은 흙만 분석해도 광역시·도 정도 크기의 땅을 개선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유기 비료가 필요한지 분석이 가능하다"며 "북측 토지를 개량해 옥토로 만들면 작물 생산량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