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도 작은것 가볍게 여겨
큰 재앙으로 전개된 것
대인관계·사업·정치 등
모든것 처음부터 사소히 하지말고
매순간 소중히 하면 큰 인연 얻어

김정겸 자치행정위원장
김정겸 의정부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
중용 제1장은 유교의 철학 개론서이며 동시에 서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 중용 1장을 이해하면 중용 전반을 이해하게 된다. 제1장 첫 구절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 하늘이 명한 것을 '성'이라 하고 성에 따름을 '도'라 하고 '도'를 닦는 것을 '교'라 한다)"는 우주론적인 논법이 아닌 인간의 소박한 삶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성(性)→도(道)→교(敎)로 이루어지는 관계에서 출발은 性에 있다. '솔성(率性)'이란 하늘이 정한 본성(本性)을 따른다는 뜻으로 도덕적 본성을 충실히 따르는 행위를 의미한다. 도덕적 본성, 즉 인간본성은 선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솔성(率性)은 우리가 마땅히 가야할 길(道)이며 그것을 가르쳐(敎) 주어야 한다.

성(性)이란 '도덕적 인간본성이다'라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면 악한 본성이 발현되어 위험하고 짐승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행위는 도덕적 본성에 어긋난 행위이며 인간 됨을 포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솔성(率性)은 무엇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지적 선택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잘 살아가기 위한 조건은 올바른 길(道)을 선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솔성(率性)'이 바로 '길(道)'이 되는 것이다(率性之謂道).

영화 역린의 마지막에 정조가 말 달리며 독백한 '중용23장'의 문장을 통해 인간이 삶을 어떻게 영위해 나가야 하는가를 살펴보자.



其次致曲 曲能有誠(기차치곡 곡능유성): 그 다음(기차:其次)은 세밀함(곡:曲)에 이르는 것이니 세밀함(작은 것)에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誠則形 形則著(성즉형 형즉저): 정성이 있으면 형상(모습)을 이루고, 형상(모습)을 이루면 분명히 드러난다.

著則明 明則動(저즉명 명즉동): 분명히 드러나면(著) 밝아지고(明), 밝아지면 움직인다(動).

動則變 變則化(동즉변 변즉화): 움직이면 변(變)하고, 변하면 화합(化)한다.

唯天下至誠 爲能化(유천하지성 위능화): 오직 천하의 지극한 정성(至誠)이라야 능히 화합할 수 있다.



인간은 작은 것에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작은 것을 소홀히 할 경우 삶 전체를 망칠 수 있다. 작은 일도 정성을 들여 최선을 다해야 된다. 정성을 다하면 그 결과가 눈에 보인다. 눈에 보이는 결과는 선(善)에 의한 것이므로 감동시킬 수밖에 없다. 감동을 주는 것은 주는 사람뿐만 아니라 받는 사람도 변하게 만든다. 그래서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선이 존재하는 사회가 살 맛 나는 세상이다. 천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이 문장의 출발점인 '곡(曲)'에 있다. 23장은 曲(곡)→誠(성)→形(형)→著(저)→明(명)→動(동)→變(변)→化(화)의 관계를 갖고 있다. 曲(곡)에서 출발해 化(변화)를 추구한다. 그 '곡'은 작고 사소한 것이다.

세월호 사건을 살펴보자. 안전관리 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아주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를 따르는 것이 성(誠)을 다하는 것이다. 따라서 致曲(치곡)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지극히 하는 것, 즉 誠(성)이 된다. 즉 정성을 다함이 '致曲(치곡)'이다. 誠(성)은 우주의 만물이 운행되는 원리이다. 세월호 사건도 아주 작은 것(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을 가볍게 여겼기 때문에 큰 문제로 전개된 것이다. 큰 것은 작은 것의 모임이다. 삶은 순간의 합이며 부분의 합 이상이다. 큰 것의 출발인 사소한 것, 조그마한 것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을 갖게 된다. 대인관계, 사업, 정치 등 모든 것에서 항상 처음을 사소히 하지 말고 매 순간순간을 소중히 하면 큰 인연을 얻게 되고 큰일을 해낼 수 있다.

/김정겸 의정부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