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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수원시 경제정책국에 대한 수원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전통시장에 불법설치된 조형물 관련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장안문 거북시장에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한 채 설치된 루미나리에(조명). /수원시의회 제공

22곳 29억 편성 불투명한 집행 질타
"상인회 전문성 부족·市 감시 소홀"

"상인회원들은 대부분이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으로, 상권 활성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다."

수원시 지역경제과는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하면서 전통시장 상인회의 문제점으로 '전문성 부족'을 꼽았다.

이 같은 문제점은 상인회에 지급된 보조금 집행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특혜 시비를 불러일으키는 조형물 제작업체 선정과 지나치게 높은 단가로 제작한 홍보물 등은 예삿일이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상인회는 이 같은 의혹을 속 시원히 해명할 자료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형편이었다. 여기에 감시 의무가 있는 수원시의 '직무유기'까지 더해졌다.

수원시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인회에 준 보조금이 사실상 '눈먼 돈'처럼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소속 김영택(민,광교1·2동) 의원은 27일 경제정책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보조금은 투명하게 집행돼야 하는데, 시가 전통시장 상인회에 준 보조금에 대한 불신이 많다"고 지적했다.

수원시에 위치한 전통시장은 총 22개소로, 지난해 전통시장 보조금 사업 예산은 모두 47억원이었다. 올해는 29억원이 편성됐다.

이날 행감에서는 '장안문 거북시장' 상인회의 불투명한 보조금 집행 내역이 주로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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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조형물 모습. /수원시의회 제공

김 의원은 "상인회가 업체에 제작 의뢰한 탁상형 달력 3천부 가격이 2천800만원이다. 다른 업체 10곳에 전화해서 확인한 결과 굉장히 과다하다고 하더라"며 "작년과 같은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홍보물은 3천124만원인데, 다른 업체와 가격을 비교해본 견적서가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형물 설치 입찰을 하면서도 업체 실적 제한 기준을 삭제하면서 특정 업체가 선정된 경우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한 거북시장 상인회가 저지른 법규위반 사실도 하나하나 열거했다.

그는 "조형물을 설치하면서도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았고,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해 '루미나리에(조명)를 가로등 사이에 단 것도 모자라, 가로등 전기를 불법사용했다"고 질타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차한규 거북시장 상인회장은 이에 대해 "세세하게 관리 감독하려고 했으나,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종근 기획경제위원장도 "오늘 행감에서 다룬 전통시장 부분은 22곳 중 1곳(거북시장)을 골라 검토한 내용"이라며 "비단 한 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22개 시장 보조금 사업도 대동소이한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