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자체 다양한 정책 불구
상인·손님 고령화로 활기 퇴색
구성원간 협업 이끌 리더십
시장별 특성 맞춤형 지원 초점
서비스 개선등 꾸준한 혁신 절실


홍진동 조정협력과장님(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홍진동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조정협력과장
필자가 어려서 서울 근교에 살 때 장 보러 가는 어머니를 따라서 따끈한 어묵을 얻어먹은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특히 농촌지역의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닌 이웃 간의 소통과 교류의 장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오늘날의 전통시장의 모습은 어떠한가? 전국의 1천500여개 전통시장의 모습이 전부 다르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한 대답일 것이다. 경기지역에 오기 전 과거 경남지역 근무를 하면서 그동안 직접 다녀본 전통시장도 40여개가 넘는데 개인적인 견해에서 볼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상인 및 구매자들이 전반적으로 노령화돼 활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일부 도시지역을 제외한 농촌지역 전통시장의 경우 대다수가 5일장이 서는 날을 제외하고는 오후 3시만 넘으면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는 느낌마저 주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급격한 유통환경의 변화와 젊은 층의 기호의 다양화 등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적시적으로 부응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유통전문가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물론 그동안 정부 및 지자체에서 아케이드 및 주차장 등 시설 개보수에 엄청난 지원을 해왔으나 근본적으로는 전통시장 스스로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자조적 노력이 수반돼야 함은 물론이고 정부의 지원도 이러한 자구노력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를 토대로 한 '선택과 집중' 원칙 및 시장별 특성을 감안한 선별적이고 맞춤형식 지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전통시장의 경우 대부분 노후화된 건물의 특성상 구조적인 화재위험요인을 보유하고 있고 한 점포의 화재가 순식간에 전체시장으로 번질 수 있어 화재위험요인 사전진단 및 예방, 화재 발생 시 시장 자체 초동진화 및 인근 소방서와의 적시적 연계를 통한 피해 최소화 등 준비태세 점검이 주목적이었는데 필자가 다녀본 시장 중에서도 추진 의지나 자구노력의 수준이 천차만별이었다. 상인들 간 자율당번을 정해서 야간 등 취약시간대 순찰활동을 하고 지자체 및 안전 유관기관들과의 주기적인 합동점검 및 점검 결과에 따른 적시적인 시정조치 등을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시장이 있는가 하면 점포상인들의 노령화 및 높은 임대비중 등의 사유를 빌미로 자체 화재예방 활동에 소극적인 시장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 중의 하나는 상인들 간 조직 및 협업이 어느 정도로 잘되어있느냐이다. 어느 집단이든 리더의 자질과 구성원 간의 소통이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핵심요인인 것은 당연지사이지만 전통시장은 조직구성원들의 면면이 다양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해서 이를 잘 통합하고 선도해 시장 전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끌고 나가기가 사실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정부지원은 물론이고 급변하는 유통환경 하에서 시장의 생존 및 나아가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시장구성원들의 체계적인 단합과 효율적인 네트워킹 그리고 대표자들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어차피 이 시대는 시장이 더 이상 감정적 호소만으로 수요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전통시장의 안정적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은 단순히 대형마트 및 복합쇼핑몰 등 외적인 경쟁상대만이 아니다.

시장간 그리고 시장 내에서의 품목과 서비스의 차별화 등 노력은 물론 복합적인 휴식과 문화 공간 제공 등 방문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리라 본다. 과거 재래시장이었던 명칭이 전통시장으로 바뀐 것은 지켜나갈 것은 지켜나가되 꾸준한 혁신만이 살길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격언을 되새겨보며 경기중소벤처기업청이 대한민국 시장을 선도하도록 조력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홍진동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조정협력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