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년 넘은 수도권 서남부 대표 농악
1990년부터 자료 수집·체계화
1994년 경기도 민속예술축제서
대상 수상하며 재현 성공
市·경기도 관심·지원으로 이어가야


오광덕 경기도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광명3)
오광덕 경기도의원(문화체육관광위·광명3)
겨울 날씨가 봄 같다. 경자년으로 발걸음을 내디딘 지도 벌써 한 달이다. 지구가 따스해졌다지만 그래도 아직은 겨울이다. 새해가 되면 연례행사로 해맞이를 한다. 해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며 언제나 변함없이 떠오르지만 해가 바뀌며 떠오르는 태양은 마음가짐을 다시 하며 소원을 기원하기엔 안성맞춤이다. 새해가 밝은지 한 달이 지났지만 민족의 명절인 설을 핑계 삼아 때늦은 해맞이에 나서본다. 아직 아침은 어둠이 있지만 도덕산을 오르면 공기는 상쾌하다. 숨이 가빠지며 호흡이 빨라지니 문득 미세먼지가 생각난다. '마스크를 가지고 왔으면 좋았을걸' 하는 마음을 가져보며 핸드폰으로 확인해보니 '미세먼지(보통)' 표시에 안심한다. 내 곁에 삶의 호위무사 중 하나인 공기가 소중해지는 순간이다.

공기는 우리가 삶을 이어나가는 일상에 중요한 부분에 소임을 다하고 있는데 정작 마음을 주지 않아 소중함을 알지 못함이 대부분이다. 요즘 들어 필자가 관심을 갖는 무형문화재도 소중한 공기와 매한가지라 생각한다. 무형문화재는 음악, 놀이, 춤, 노래, 의례, 기술, 공예와 같이 일정한 모양이나 틀로 고정됨 없이 전통적·문화예술적 가치, 여기에 정신적 가치를 더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광명에도 자랑스러운 무형문화재인 광명농악이 있다.

광명농악은 수도권 서남부의 대표적 농악으로 손꼽힌다. 광명농악의 역사는 약 450년이 넘는 세월로 거슬러 철산리, 소하리, 아방리를 중심으로 성행하며 발전돼왔다. 이들 지역은 광명의 주요 농경지로 넓은 들과 기름진 논을 가지고 있었지만 성질이 질퍽한 흙으로 비가 많이 오면 논과 밭이 졸아드는 국물처럼 진득한 뻘이 되기 일수였다. 지정학적으로 척박한 환경, 선조들은 먹고살기 위해 맞손하며 협동해야 했으며 단오(음력 5월 5일), 칠석(음력 7월 7일), 백중(음력 7월 15일) 등 우리 민속의 주요 절기마다 농사로 지친 백성의 피로와 슬픔을 달래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한 광명농악은 두레 풍물의 모양새를 강하게 보인다.

광명농악은 1990년부터 철산리, 소하리, 학온동 등에서 농악놀이의 자료를 수집, 체계화하기 시작하여 1994년 열린 경기도 민속예술축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재현에 성공했다. 이듬해 전국민속예술축제에서 국무총리상의 영예를 받은 후 1997년 경기도 무형문화재 20호로 지정됐다. 광명농악은 지난해 수원에서 열린 제22회 경기도민속예술제에서 광명농악보존회 임웅수 회장과 한 몸, 한팀이 되어 뛰어난 기획력과 탄탄한 구성,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토대로 혼신을 다해가며 신명 나는 공연을 펼쳐 관객들로부터 환호성을 자아냈다.

광명농악은 경기농악의 중심적인 가락과 짜임새를 흠뻑 담아낸다. 전체적으로 놀이의 흐름이 빠르고 박진감이 있으며 구성은 변화무쌍하고 다채롭기에 보는 이와 하는 이의 갖가지 정취를 정해진 판제 속, 놀이의 순서대로 느끼게 한다. 고로 어깨춤과 신명이 절로 난다. 공연 중 둥글게 진을 치며 몸을 공중에서 휘돌리며 착지하고 다시금 탄력을 이어받아 도약하며 같은 장면을 여러 번 반복하는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는데 흡사 자반 고등어를 구울 때 이리저리 뒤집는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자반 뒤집기'라 부르는 것도 광명농악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이다.

우리의 전통문화 맥을 이어가기 위해 보이지 않은 곳에서 노력하고 있는 분들, 과거의 빛을 현재에 재현하고 미래로 이어가는 전승자분들에게 광명시와 나아가 경기도는 관심과 배려 그리고 지원을 확대하여 올바른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광명농악과 같은 무형문화재는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을수록 더욱더 도약하고 성장해나간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도내 무형문화재가 본바탕 그대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발전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 제정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보다 많은 공연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결연히 다짐해본다.

/오광덕 경기도의원(문화체육관광위·광명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