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공서열 근무평정제 파괴·스마트 보고제
집중근무시간 설정등 '혁신적 개선' 첫단추
기강 확립위해 직원 충분조건부터 갖춰야

정약용 선생의 경세학의 근저에는 민(民)을 근본으로 여기는 자세 또는 민(民)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다. 경기 암행어사로 민간에 잠행하면서 농촌의 피폐상을 직접 보고서, 강진 귀양살이 때 국가권력과 아전의 횡포를 직접 듣고서 토해낸 글들이다. 정약용 선생은 당시의 치자-피치자의 구조에서 백성의 주체성을 강조하고, 치자의 책무와 피치자의 권리를 각성시키고자 노력했다.
원목(原牧)이라는 글에서는 "목민관이 백성을 위해서 있는 것인가, 백성이 목민관을 위해서 생긴 것인가?" 이러한 질문으로 시작해 "목민관이 백성을 위하여 있는 것이다(牧爲民有也)"라고 결말을 짓고 있다.
공자의 이상을 살펴보면, 관중(管仲)이 추구했던 것과 같은 부국강병의 나라가 아니라 인간적인 사회였다. 사람중심의 사회인 것이다.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가 그의 뜻을 물었을 때 "노인들을 편안하게 해드리고, 벗들과는 믿음으로써 함께하며, 젊은이들은 은혜롭게 품어주고 싶다"고 대답한 말을 통하여 인간적인 사회의 구현을 염원하는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한국사회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부정부패, 무원칙과 독선이 횡행하며 집단주의 논리에 나라가 함몰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공무원 내부에선 늘 시민에게 감동과 행정신뢰 제고를 위해 청렴과 감동행정을 펼쳐 달라고 당부하고 또 주문한다.
바르고 더 바른 공무원을 양성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공무원들의 업무능률은 올리고 비위행위자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하여야 청렴한 공직문화가 조성되고 국민의 행복이 증대된다는 것은 일반상식이다. 싱가포르와 같은 청렴 공직자의 모델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공직기강의 확립은 당연한 과제인 것이다.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공무원을 위한 일련의 충분조건도 더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 공무원이 불행하고 우울한 환경에서 국가와 국민이 원하는 만큼 충분한 최고의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는 생각은 어리석다.
오산시는 연초부터 민의에 기초를 둔 감동행정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 하나로 먼저 공직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간부공무원의 청렴도 평가를 5급에서 6급까지 확대하고, 공익신고 '헬프라인' 운영, 관행적 연공서열 근무평정제 파괴, 기피부서 공모를 통한 인센티브부터 스마트 보고제, 정시퇴근 문화조성, 우수직원에 대한 포상금제, 집중 근무시간 설정 운영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적 개선을 위해 그 첫 단추를 끼고 있다.
국민의 일원인 공무원에게도 법령 범위에서의 제대로 된 혜택을 주고, 그 혜택이 전 국민에게 공유되고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공무원에게 줘야 한다.
다시 한 번 나 자신부터 '시민이 나를 위해서 있는 것인지', '내가 시민을 위해 헌신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를 고민하는 숙고자가 돼야겠다.
/김문환 오산시 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