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층 주택도 부족한데 과연 바람직한가?
정책적 질문 당연하나 '감정 분양가'는 빠져
실수요자 대출없이 청약 불가능 미래 대안
누구나 좋은집 거주욕망 의식 변화 새모델

곽현성 경기도시공사 전략사업본부장
곽현성 경기도시공사 전략사업본부장
경기도시공사가 추진하는 광교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사업이 경기도의회를 통과하고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새로운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와 설렘에 앞서 그간 중산층 임대주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낌없는 조언과 당부, 격려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부족하나마 새로운 임대주택 모델을 준비하면서 가졌던 고민과 생각을 함께 나누고자 그간의 소회를 간단히 정리하고자 한다. 이 글을 통해 우리 사회가 그동안 임대주택에 대해 가졌던 인식을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중산층 임대주택은 무주택자라면 누구에게나 입주 기회를 주는 임대주택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민간임대주택법에 의한 공공지원민간임대 제도를 활용한 사업이다. 그렇기에 "공기업이 왜 민간임대주택을 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도 부족한 현실에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이 바람직한가?"라는 물음에 이르기까지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떠나 정책적 정당성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 사실 이는 기존 패러다임에서 보면 당연한 것으로 필자 역시 담당자가 아니었다면 같은 질문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공사는 왜 이런 방식의 중산층 임대주택을 시도했을까?

우리 공사가 시도하는 중산층 임대주택은 갈수록 높아져만 가는 분양가격에 과도한 대출로 분양주택을 구매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는 수요자에게 대안을 마련해주고자 시도하는 사업이다. 분양주택에 대한 대안을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주 수요층도 분양주택에 청약 가능한 무주택자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 체계는 분양주택 수요자를 받아줄 만한 유형이 마련돼 있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주택가격 상승으로 도내 대부분 지역의 전세 가격이 수억원을 호가하는 상황에서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위한 자산보유 기준은 십년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수도권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는 무주택자라면 공공임대주택 입주는 그저 남의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공공분양주택 청약시장 상황은 어떨까? 택지지구 주택용지 가격이 조성원가를 반영하던 것에서 감정가격으로 변경된 최근의 분양주택가격은 일반 직장인이라면 상당한 대출 없이는 청약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3기 신도시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도 주변에 비해 시세차익이 기대되니 그 정도 대출은 수분양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할 것인가?

필자가 생각하는 주거문화의 패러다임 전환은 단순히 집을 자산증식 투자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만이 아니다. 누구나 질 좋은 임대주택에 안정적으로 거주할 기회를 갖는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나아가 임대주택은 주거 약자를 위한 것이란 편견에서 벗어나 부자도 얼마든지 임대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는 의식의 변화가 이뤄질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이제 우리 공사 앞에는 새로운 과제가 놓여 있다. 중산층 임대주택을 추진해 오면서 주변에서 보내 주신 진심 어린 조언과 당부를 마음속 깊이 새겨 보다 완성도 높은 임대주택을 만들어 갈 것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은 새로운 모델을 구상하며 보완해 갈 것이다.

다시 한 번 우리 공사의 중산층 임대주택사업에 아낌없는 격려와 도움을 주신 경기도의회를 비롯한 경기도 내 많은 관계자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곽현성 경기도시공사 전략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