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속히 마스크 벗고
맑고 건강한 얼굴 마주 보며
우리 모두 합심해 이겨내자
여러분 뒤엔 '든든한 대한민국'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국민은 고통과 아픔을 참아내며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슬픔은 에너지다. 5천년 역사를 돌아보며 960번 외적의 침략에 시달린 우리 민족의 고난은 한강의 기적을 넘어 세계의 평화, 팍스 코리아나(Pax-Koreana)로 재탄생했다. 그것은 그저 면역력(免疫力) 강한 민족, 참고 인내하는 기질로만 그치지 않았다. 많이 당해 온 '한(恨)'은 고고한 도약의 힘으로 뭉쳐지며 더 나아가 정(情)과 흥(興)이 넘쳐나는 민족의 정신으로 승화됐다.
이제 봄이다. 봄은 전국이 노랗고 붉은 꽃으로 물든다. 길고 차가운 동토(凍土)를 이겨내고 전국 방방곡곡 산기슭에 어김없이 피어나는 진달래, 희망이란 꽃말을 지닌 개나리, 사랑의 기쁨을 뜻하는 철쭉, 쾌활을 상징하는 유채꽃 등이 우리를 돕는다. 더욱이 다가오는 4월은 새로운 시작을 뜻한다.
매년 4월5일은 식목일이다. 이날의 제정 유래는 신라가 당나라의 세력을 한반도로부터 몰아내고, 삼국통일의 성업을 완수한 677년(문무왕17) 2월25일에 해당되는 날이며, 조선 성종이 세자·문무백관과 함께 동대문 밖의 선농단에 나아가 몸소 제를 지낸 뒤 적전(籍田)을 친경(親耕)한 날인 1493년(성종24) 3월10일에 해당되는 날이기도 하다.
또한 1919년 4월11일은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한 선조들의 독립투쟁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빛을 발한 날이기도 하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 선언하며 끝까지 대의를 믿고 도전하여 계란으로 바위를 무너뜨린 임시정부의 정신, 대한민국의 뿌리가 된 그 정신이 오늘의 100년을 만들었다.
백년의 앞을 보고 실천하는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교육처럼, 우리 모두 새로운 백년의 민족역사를 심는다는 생각으로 예기치 못했던 바이러스의 고통을 이겨내 보자. 임시정부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이 대한민국의 깊은 뿌리가 되어 그 어떤 폭풍과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전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으로 세계 역사상 최단 기간에 이겨냈고 1920년대에 일제의 경제적 수탈정책에 항거하여 벌였던 범국민적 민족경제 자립실천의 의지를 보인 물산장려운동은 100년이 지난 지난해에도 일본의 경제 제재에 맞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며 경제독립을 선언했다.
모두가 힘든 지금,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며 희망을 잃지 않은 명언이 떠오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스스로 일어선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의료진, 공무원 등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기꺼이 한 손을 보태는 이들이 있다.
대구의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마스크 안 사기, 마스크 양보하기 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사용할 여분의 마스크가 있다면 취약계층, 노약자, 의료진 등에게 구매 기회를 양보하자는 취지다. 이분들의 배려와 시민의식, 그리고 희생과 헌신에 고개가 숙여진다. 4월1일은 만우절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가벼운 장난이나 농담으로 웃음을 주는 날이다.
하루속히 마스크를 벗고 맑고 건강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하고 함께 걸어가는 새로운 시작의 4월을 위해 우리 모두 합심해 이겨내자. 대구, 경북 시민 여러분, 눈물을 닦고 한숨을 거두고,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길 바랍니다. 쇠절구공이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심정으로 멀리 보며 차분히 그리고 끈질기게 견딥시다. 여러분들 뒤에는 든든한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조광희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