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위 연동·내부에 컨테이너 개조 급증 탓
화재 취약불구 소방대상아니라 점검도 애로
거주자, 경보기등 사전대비가 피해최소화

올해에만 도내에서 총 9건의 주거용 비닐하우스 화재가 발생했고 3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단 9건의 화재에서 3명의 사망사고가 났다는 것은 주거용 비닐하우스 화재가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 화재와 비교해서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주거용 비닐하우스란 무엇이며, 왜 이렇게 피해가 큰 것일까 ?
비닐하우스는 1954년경 비닐 필름이 농업에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보급됐다. 비닐하우스는 채소류의 재배에 가장 많이 쓰이며 화훼류 및 과수류의 재배에도 이용된다. 또 기밀성이 높아 비교적 보온력이 높다.
지역 곳곳에 화훼단지가 있는데 이와 같은 경우는 비닐하우스를 단동식으로 짓지 않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동식의 대규모 동으로 축조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비닐하우스를 주거용으로 단동식, 연동식, 컨테이너를 내부에 놓는 2중 구조로 개조해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비닐하우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피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소방관서에서 관리가 어렵다. 비닐의 재질상 불이 잘 옮겨붙는 특성 때문에 화재에 취약하고,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모든 동이 소실되고 보온재 등 불에 타기 쉬운 구조물이 많아 급격히 연소한다. 그리고 일반 건물들과 달리 소방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거주자들의 초기 화재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급격한 연소로 인한 유독가스 분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연기흡입으로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비닐하우스는 계절별로 화재에 아주 취약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여름철엔 냉방용품 과다 사용으로 인한 전기적인 요인, 겨울철엔 화목난로, 전기난로 등을 사용하면서 화재 위험성이 높아진다.
요즘 같은 봄철엔 무심코 버린 담뱃불, 농작물 소각으로 인한 들불, 산불로 연소가 확대돼 비닐하우스까지 화재 피해가 이어지고, 역으로 비닐하우스에서 발생한 화재가 산불로 번지기도 한다. 이렇게 발생한 화재는 단열재인 스티로폼 등에 옮겨붙어 유독가스를 분출하며 인명피해를 유발한다.
이렇게 계절별로 취약한 요인을 살펴보면 인적요인이 대부분이다. 이렇듯 계절별 화재 위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문어발식 코드사용 금지, 전선 노후상태 점검, 난로 인근에 물건 놓지 않기 등 거주자들이 안전에 관심을 가지고 사전에 재난을 예방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경기도 내 주거용 비닐하우스는 총 3천645동으로 현재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설치된 비닐하우스는 1천942곳이다.
비닐하우스에 대한 사무는 지자체에 있는 만큼 소방대상물이 아니어서 점검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소방에서 인력을 자체 투입해 대응하고 있지만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 거주자가 자발적으로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고 화재 위험성이 높은 곳에 소화기를 두는 등 조치를 한다면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최근 5년간 화재를 분석한 결과, 1년 중 봄철(3~5월) 화재 발생률이 30.6%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농작물,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들불, 산불이 건조한 날씨로 인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산불 현장에서 함께 타들어가는 비닐하우스를 수없이 봐 왔다. 밭과 산 인근에 비닐하우스들이 많은 만큼 겨울뿐만 아니라 봄철에도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다.
이런 주거용 비닐하우스는 설치비용 및 유지비용 등이 적기 때문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약계층이다. 최근 증가하는 주거용 비닐하우스 화재와 같은 취약계층의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화재예방 및 안전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다.
/조승혁 안양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