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재난에 집단 우울증
경제 침체 등 어려움 커져
반대로 수상도 장관도 감염돼
우리 모두 평등하단걸 일깨워
인간의 한계 깨닫고 낮아져야


손장진 우석대 명예교수
손장진 우석대 명예교수
지난해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지금 우리 국민 모두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2월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했을 당시 의료계에서는 중국인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각종 이유로 인해 이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이유야 어쨌든 이후 코로나19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국내는 한때 확진자 수가 한자릿수에 머물기도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형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주춤거렸던 확진자 수는 다시 증가했고 이제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결국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도시와 도시, 국가와 국가 간에 굳게 문을 걸어 잠그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간 관계가 단절되는 등 인심이 흉흉해지기까지 했다.

이제 인간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내면적 코로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재난이 닥쳐오자 인간 심리가 위축되고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히면서 '코로나 블루'란 사회적 집단 우울증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집에서 나오지를 않게 되니 시장 경제와 물류 유통이 어려워지고 서민경제도 침체에 빠지면서 패닉(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다 항공 노선이 막히고 관광산업이 멈추면서 소상공인들은 이에 가장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과 항공노선을 단절한 나라가 한때는 190여개 국가에 이를 정도였지만 코로나19 사태에서 우리나라 외교부는 속수무책으로 넋 놓고 볼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가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하면서 가계 빚이 늘어나고 국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경제가 저성장을 면치 못하게 되면 이 엄청난 빚은 우리 젊은이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와는 반대로 코로나19는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코로나19가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들에게만 걸리는 감염증이 아니란 사실이다. 돈 없고 신분이 낮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돈 많은 사람들도, 그리고 수상과 장관도 걸린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인간이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세계 모든 인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마음만은 하나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식당 문을 닫게 되고 사회활동도 대부분 멈추게 되면서 대부분 직장인들은 퇴근 후 곧바로 가정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지내며 가정을 지키게 됐다. 이 재난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가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이 사태가 끝나더라도 계속 이어 나가게 됐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런 점들을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어느 날 길에서 만난 한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줘 좋다"고. 물론 지금 같은 코로나19 사태가 좋다고 한 이야기는 분명 아닐 게다. 어쩔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된다면 그나마 그 속에서 좋은 점도 발견할 수 있다는 다소 자조 섞인 표현일 게다.

코로나19 탓이건 아니건 간에 이번 재난으로 우리는 인간의 한계를 깨닫고 낮아져야 한다. 그리고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재난을 만났을 때 마지막까지 의지할 곳은 가정이고, 안식처는 가족들의 품이기 때문에 서로를 용서하고 아끼면서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며 정결한 생활을 회복해야 한다.

/손장진 우석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