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입학후 '독서지원단' 꾸려 첫발
노인 목욕·한국어교실등 다양 활동
아동 성폭력 예방 인형극 연습 한창
"어렸을 때부터 봉사를 하다 보면 남을 위한 배려가 몸에 배게 됩니다. 이렇게 자라 벌써 대학생이 된 아이들과 함께 봉사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박미순(49) 오산시 매화봉사단장은 봉사의 기쁨을 이같이 표현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유치원 교사를 하다 남편의 일로 오산으로 이사 온 그는 평범한 가정주부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2005년 첫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그의 생활은 180도 달라졌다.
유치원 교사를 하면서 몸에 배어서일까, 아이가 입학하면서 독서지원단을 꾸려 등교 때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봉사를 시작한 것이다. 또 초등학교 학부모회 임원진이 되면서는 당시 곽상욱 시장이 추진하던 '혁신교육도시' 벤치마킹 등에 적극 참여하며 봉사 영역은 학교 밖까지 넓어졌다.
박 단장은 "처음에는 학교에서 아이들 교육차원으로 쓰레기 줍기 등을 시작했는데 어느새 학교 밖을 나와 도움이 필요한 여러 곳을 다니고 있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현재 봉사단은 '결혼이민자 한국어 교실'에서 자녀 교육돌봄, 결식 노인 찾아가는 도시락 배달·말벗 봉사, 실버케어센터 어르신 목욕봉사, 방학기간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한 과학·놀이교육, 강의와 교육적 재능기부 등 오산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청사 출입자 발열 체크 등 예방안내는 물론 시가 추진했던 '따숨마스크' 제작에 동참했으며 다문화 가정을 위해 별도의 마스크를 제작·기부하기도 했다.
요즘엔 지난 4월 굿네이버스와 아동 폭력·성폭력 예방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후 아이들에게 선보일 인형극 연습에 한창이다.
어느새 봉사가 일상이 돼 버린 박 단장은 "요새 아이들은 학교에서 주어진 봉사 시간을 맞추기 위해 때우기식으로 하는 경향이 많지만 어릴 때부터 엄마와 함께했던 우리 아이들은 이제 대학생이 돼 자발적으로 봉사단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 봉사는 순수함이 없으면 할 수 없다. 늘 순수한 마음을 놓지 않고 지금처럼 살아가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오산/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