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다니는 특급호텔'이라 불리던 크루즈의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올해 2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이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진 이후 크루즈는 '떠다니는 세균 배양접시'로 전락했다. 각국은 크루즈 입항을 거부했고, 글로벌 크루즈 선사들은 올해 10월까지 모든 크루즈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제는 인천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해외 입국자 임시생활시설로 활용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떠다니는 특급호텔'에서 '떠다니는 세균 배양접시'로 전락한 크루즈가 '코로나19 해외 입국장 임시생활시설' 신세가 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이는 인천 영종도 임시생활시설에 격리 중인 해외 입국자들이 자가 격리를 위반하는 등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일이 계속 발생하자 생각해 낸 대안이다. 영종도 주민들은 임시생활시설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가 임시생활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국내외 크루즈 선사들과 접촉해 보니 여러 선사에서 긍정적 답변이 나왔다고 한다. 크루즈를 임시생활시설로 활용하면 정부의 지원금이라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가장 저렴한 객실도 1인당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했던 크루즈 선사들이 몇 푼의 정부 지원금이라도 받으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크루즈 분야가 가장 늦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루즈가 '떠다니는 특급호텔'로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