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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作 '2020, 뉴욕'. /롯데갤러리 제공

원화 등 오리지널 작품 공개
10㎝ 면적에 '상상못할 감동'

최근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로 맹활약 중인 이규태(39) 작가의 첫 개인전 '페이퍼 피커(Paper Picker)'가 최근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에서 막을 올렸다.

10월25일까지 진행될 전시회는 이규태 작가의 캔버스이자 작품으로 빼곡한 30여 권의 수첩들, 수백 장의 그림에서 추린 원화 31점, 또한 관람객들이 직접 그림을 고르고 소장할 수 있도록 작가의 대표작 중 100점의 에디션 프린트로 구성됐다.

이규태 작가의 작품은 30여 권의 책표지와 삽화를 비롯해 국내외 잡지, 신문의 일러스트, 각종 매체의 광고, 앨범 커버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만날 수 있지만 그의 오리지널 작품은 처음 선보이는 거여서 작가의 팬들에게 매우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래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만화가로 활약하던 이규태 작가는 어느 순간에 창작자로서 겪는 답답하고 어려운 시간을 잊으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고 부드러운 질감의 수첩 위에 두세 가지 색 볼펜으로 그려지던 그림은 차츰 색연필의 따뜻한 색으로 채워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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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作 '2020, 서울'. /롯데갤러리 제공

보통 사람들이 마주하는 일상의 풍경, 여행지에서 나눈 소소한 교감의 순간, 빛과 어둠을 가르는 찰나를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각색해 SNS에 차곡차곡 쌓았다.

과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은 작가의 감성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었고, 그를 팔로잉하는 13만6천명은 그날그날 업데이트되는 그림으로 지친 일상 속에 위로와 위안을 받았다.

이번 전시 작품들의 크기 또한 SNS의 그것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10㎝ 안팎의 수첩에 오로지 색연필만으로 공간감을 부여하고 빛을 잡아넣었다.

주변을 바라보는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재료를 다루는 재주로 '말도 안 되게 작은 면적'에 '상상할 수 없는 깊이'를 가진 서정적 풍경으로 모두를 매료시키는 장면을 만들어 냈다.

롯데갤러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피로감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이번 전시가 그림이 갖는 위로와 위안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