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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안에서 구매하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형태의 매장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이용 차량이 몰릴 경우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15일 오후 수원시내 한 드라이브 스루 카페를 이용하려는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2020.10.15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수도권 전국 40%… 대부분 경기도
시민 56% "진출입할 때 안전 걱정"
3월 인천부평서 사망사고도 발생

'만성적 교통체증 유발' 지적에도
지자체 "현행법상 규제 근거 없다"

경기도에 우후죽순 늘어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DT)' 매장의 교통안전 문제가 시민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18년 5월 국토교통부가 DT 매장에 도로안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해 도로점용 기준을 강화했지만, 진출입로에서 발생하는 위험은 여전히 크고 만성 교통체증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15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DT의 대표격인 스타벅스의 경우 2016년 전국 62곳이었던 것이 현재 273곳으로 늘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은 전국 DT 매장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경기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스타벅스는 전국 273곳 중 79곳, 맥도날드는 전국 248곳 중 56곳이 경기도에 있다.

편리해서 인기가 많지만 도로 안전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2017년 한국소비자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6%가 진출입할 때 안전문제가 걱정된다고 답했다. '인도를 지나 보행자를 신경 써야 한다'가 37.8%, '차량으로 운전에 방해된다'가 18.8%로 나타난 것이다. 이 중 5.8%는 실제 교통사고를 경험했다.

지난 3월 인천시 부평구의 한 스타벅스 DT 매장에서 20대 운전자가 DT로 진입하다 뒤따르던 오토바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추돌해 4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했다. 운전자는 "오토바이가 진입하는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월에는 용인시 기흥구의 한 스타벅스 DT 매장에서 30대 운전자가 DT를 이용하려다 매장 유리창을 뚫고 내부로 돌진했고 매장 손님 2명이 유리 파편에 다쳐 치료를 받았다.

DT 인근 도로의 만성 교통체증도 심각하다. 수원 영통구 망포동 일대는 스타벅스 DT 입점 이후 교통체증에 시달린다. 우회전 구간과 붙어있는 탓에 DT 매장에 진입하려는 차들이 시간마다 길게 줄을 섰다.

우회전하려던 차들은 차선을 바꾸기 위해 다른 차선으로 끼어들다 경적을 울리는 등 운전자들 간 시비 및 운전자와 보행자 간 시비도 잦다. 주말마다 안전관리요원이 교통정리에 나서지만 역부족이다. 경찰 관계자는 "끝 차선에 불법 주·정차한 차량이 있으면 정체가 발생하는 이유와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지자체는 규제할 근거가 없다고 호소한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DT 매장이 교통정체를 유발하고 사고 위험이 커 운전자, 보행자가 불편을 겪고 있는 건 잘 알고 있다"면서도 "대안을 만들고 싶어도 현행법상 별다른 조치를 취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