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영진 제안에도 눈떠야
기존 비즈니스 모델 유지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맞춰 새롭게 개척
미래 도모하는 경영전략 세워야

2016년 전 세계 제조업 강국을 휩쓴 4차 산업혁명도 실상은 디지털 전환과 그 의미가 다르지 않다.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모바일기술, 3D 프린팅,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인공지능 로봇과 무인자동차 기술 등과 같은 디지털 기술의 출현은 오늘날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디지털 전환은 매우 갑작스러웠다. 대세를 따라야 하나 디지털 전환은 불확실성을 가지며, 단기간 내에 유의미한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가령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시행하자마자 관련 수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며, 업무의 디지털화를 도입한다고 해도 안정기까지 비용과 시간의 리스크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의 경영진은 디지털 전환과 관련하여 몸을 사리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위와 같은 이유로 국내 기업에게 디지털 전환은 실증하기 어려운 가십거리에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하며,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앞다투어 언택트와 온택트를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전략 및 업무에 적용하고 있고, 이와 관련하여 MS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는 코로나19로 인해 "2년 걸릴 디지털 전환이 2개월 만에 이뤄졌다"고 시사했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과 공공기관은 단순히 디지털 전환과 관련하여 시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증을 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성공리에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실증하기 위해서는 기업 및 기관의 임직원이 디지털 유창성(Fluency)을 높여야 함과 동시에 지적 겸손성(Humility)을 지녀야 한다. 디지털 유창성은 디지털 기술의 개념, 가능성, 한계 등을 이해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에 접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적지 않은 기업 임원들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놀라울 정도로 낮다. 즉, 디지털 유창성이 매우 낮다. 디지털 유창성이 낮은 경영진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그 결과는 안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예를 들어 경영진이 인공지능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적절한 인공지능 융합기술개발이나 관련 서비스 도입전략을 수립할 수 없으며, 블록체인이 가진 긍정적 측면과 기술적 한계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블록체인과 레거시 기술의 융합을 통한 차세대 제품 개발 및 비즈니스 모델링 또한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경영진이 디지털 유창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과 경각심을 갖지 못한다면 디지털 전환은 뒤로하고 내수 디지털 전환 시장을 실리콘밸리와 요즈마 펀드의 벤처기업에 내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안정감은 있으나 현재지향형인 전통적 경영진의 의견과 함께, 디지털 유창성이 있으나 지적 겸손성을 지니고 있는 새로운 경영진의 의견에도 눈떠야 한다.
그로 인하여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맞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여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를 단순히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기관의 인사에도 적용한다면, 국가적인 디지털전환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필자는 감히 확신해본다.
/최영식 쉬프트정보통신(주) 대표이사·(사)판교1조클럽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