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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지역의 대표적인 환경 오염원으로 꼽히는 남항 모래부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은 인천 남항 모래부두. 2020.1.30 /조재현기자jhc@kyeongin.com

지자체간 갈등 후보지 물색 '난항'
해수청, 선정절차 조차 시작 못해
해수부 4차기본계획서 제외될 듯
당분간 사용 인근 주민 반발 예상

인천 중구 지역의 대표적인 환경 오염원으로 꼽히는 남항 모래부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올 3월부터 '남항 유어선부두 축조 및 모래부두 이전 타당성 용역'을 진행했는데, 이전 대상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남항 모래부두는 해양수산부 '제3차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16~2020)'에 따라 올해까지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인근에 있는 서구 거첨도로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환경 피해를 우려하는 서구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 추진이 장기간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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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지역의 대표적인 환경 오염원으로 꼽히는 남항 모래부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은 인천 남항 모래부두. 2020.1.30 /조재현기자jhc@kyeongin.com

인천해수청은 이번 용역에서 거첨도뿐 아니라 여러 지역을 후보지에 올려놓고 이전에 따른 경제성을 비교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각 지자체에서 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후보지 선정 절차도 시작하지 못했다고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천해수청이 이번 용역에서 이전 대상지를 못 정하면서 이달 말 고시되는 해수부 '제4차항만기본계획(2021~2030)'에선 남항 모래부두 이전사업이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기본계획에 반영돼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제4차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이 만들어지는 2026년 이전에는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된 셈이다.

사업 추진이 당분간 불가능해지면서 모래부두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주민들은 모래부두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로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지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모래부두 인근에 있는 석탄부두도 강원도 동해로 옮길 계획이지만, 애초 계획보다는 늦어지고 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지자체에선 이전 대상 후보지에 포함되는 것만으로도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어서 경제성에 따라 모래부두 이전 예정부지를 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인천시가 각 지자체 의견을 수렴해 모래부두 이전 사업의 정책 추진 방향을 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