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 문은 점점 좁아지고
첫 직장 평균근속은 17개월 남짓
이중 70%는 퇴사하는 현실
세계적 확산 선취업-후학습 정책
고용부도 '1차 추진계획'…새 대안

사본 -산업인력공단 경기북부지사 박대순 지사장
박대순 산업인력공단 경기북부지사장
지난 11월 TV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 김치찌개 식당을 운영하는 청년 사장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대기업 취직에 실패하고 새로운 인생을 고민하게 되었다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취업준비생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를 더 깊이 배우기 위함이 아닌, 반드시 대학에 가야 한다는 좁은 시선으로 대학에 진학했다가 그때부터 진로를 탐색하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이후의 경제 상황은 청년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 교육을 수료했지만 취업의 문은 점점 좁아지기만 하고, 그 좁은 문을 뚫고 들어가도 여전히 현실은 가혹하다. 2020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청년 임금근로자의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7개월 남짓이며, 이 중 70%는 첫 직장을 퇴사한다. 신입사원 중 1년 이내 퇴사 비율은 약 50%에 이르며, 4년 이상 재직한 비율은 약 18.7% 수준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고교 재학 중 기업에 채용되어 전문학사 취득까지 선취업-후학습으로 이어지는 '일학습병행'에 참여하는 것은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 대안이 될 수 있다. '일학습병행'은 독일·스위스에서 태동하여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일터 기반 학습(Work based Learning)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설계하여 도입한 제도로, 기업이 청년 등을 선(先) 채용 후 기업에서 도제식 현장훈련(OJT)을 실시하고 보완적으로 학교 등에서 이론 교육(Off-JT)을 실시하는 현장기반 훈련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치 해결 및 청년의 노동시장 조기 입직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부터 일학습병행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일학습병행 사업 중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에 참여하는 특성화고 재학생들은 고교 2학년 때 기업에 취업하여 졸업까지 2년간 기업에서의 도제식 현장교육훈련과 학교에서의 이론 교육을 병행하게 된다. 훈련과정을 마친 이후 평가에 합격하면 기능사 수준의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함과 동시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기업에 계속 고용되어 근무할 수 있으며, 이후 진학을 희망한다면 '고숙련 일학습병행(P-TECH)'까지 참여하여 전문학사를 취득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금년 8월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을 계기로 향후 3년간 사업을 내실화하기 위한 '제1차 일학습병행 추진계획(2021~2023)'을 마련하였다. 주요 추진사항으로는 도제학생들이 참여단계부터 적성과 진로에 맞는 기업을 찾을 수 있도록 잡마켓(Job Market)을 도입하고, 일학습병행에 참여한 학습근로자들이 계속하여 기업내에서 필요한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학습 경로를 다양화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또한 빅데이터,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유망직종 훈련을 확대하고, 코로나19에 대응하여 비대면 훈련방식을 도입하는 등 일학습병행 활성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한국산업인력공단 경기북부지사에서는 기계·제조 분야의 소규모 영세 사업장이 다수를 차지하는 경기북부지역의 산업구조 및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일학습병행'을 맞춤형으로 추진하고 있다. 관내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의 우량 기업에 학습근로자를 매칭하고, 지역협의회 운영을 통해 사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등 경기북부지역내 사업의 확산 및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일학습병행이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명실상부한 한국형 도제제도로 한층 더 도약하여 코로나19와 취업전쟁의 이중고에 눈물짓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웃음꽃이 되길 소망해본다.

/박대순 산업인력공단 경기북부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