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같은 날 문을 연 신설 학교의 개교기념일은 같을까? 다를까?

정답부터 말하면 다르다.

인천에서는 올해 3월 새 학기를 맞아 송도·청라·영종지역에 8개 신설 학교(유치원)가 일제히 문을 열었다.

초·중·고 6개 학교는 모두 3월 1일, 유치원 2곳은 조금 늦은 3월8일 학기를 시작했다. 이날이 개교일이다.

개교일은 같지만, 개교기념일은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난다.

송담초등학교의 개교기념일은 5월 4일, 하늘중학교는 10월 4일, 중산고등학교는 10월 15일, 푸른빛유치원은 5월 1일로 제각각이다. 나머지 학교나 유치원은 아직 개교기념일을 정하지 못했다. ┃표 참조

                    #이달 초 새 학기를 맞아 개교한 인천 지역 각급 학교들과 개교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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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일은 새학기가 시작하는 날이지만, 개교기념일은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하게 되어 있다고 인천시교육청은 설명했다.

개교기념일로 정한 이유도 다 제각각이다.

송담초의 경우는 학부모들에게 의견을 구해서 정했다. 학교가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50% 이상이 어린이날 전날인 5월 4일을 택했다고 한다.

학교 관계자는 "전체 학부모의 평균 연령이 30대인데 어린이날 가족과 함께 더 알차게 즐기려는 학부모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 같다"고 설명했다.

푸른빛유치원은 5월 1일 노동절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이날로 정했다. 이 유치원 관계자는 "노동절에 쉬고 싶어 하시는 구성원들이 많았다"고 했다. 하늘중학교와 중산고등학교는 학교 구성원이 희망한 날짜인 10월 4일과, 10월 15일로 각각 정했다고 한다. 아직 개교기념일을 확정하지 않은 학교들은 학교 구성원 의견 수렴을 더 진행할 예정이거나, 교육청으로부터 교기(敎旗)를 전달받는 날을 즈음해서 개교기념일로 정하는 방법 등을 두고 고민 중이다.

시설 학교 개교업무를 지원하는 인천시교육청 개교업무추진단 관계자는 "개교기념일을 정하는 규정이나 지침은 없고, 학교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되어있다"면서 "물론 개교기념일이 학교의 생일 같은 날이지만, 실제 개교일과 개교기념일은 각 학교의 사정에 따라 각각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교기념일이라고 해서 꼭 학교를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많은 학교가 관행대로 개교기념일을 학교장 재량 휴업일로 정해 쉬는 것일 뿐 반드시 학교가 쉬어야 하는 날은 아니라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개교기념일에 쉬지 않고 의미를 살리는 행사를 치르는 학교도 많다.

한 신설 학교의 교장은 "모든 학교의 개교기념일이 3월 1일이나 9월 1일로 같다면 얼마나 천편일률적이고 재미도 없겠나"면서 "학교 문화도 과거와 달리 민주적으로 바뀐 것이 많아 개교기념일을 정해달라는 요구도 어색하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