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靑 대변인, 투기 의혹 사직
文정부 부패 DNA 없다던 前 기자
정치인 변신후엔 "언론 개혁" 실소
사법·검찰개혁도 내로남불 똑같아
김어준도… 국민은 상식세상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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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국회의원 김의겸은 전직(前職) 기자다. '한겨레신문'기자 김의겸은 '최순실'을 집중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초래했고,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신정부 출범 후 8개월 만에 그는 청와대 대변인으로 전직(轉職)한다. 대변인 김의겸은 '문재인 정부는 부정부패의 DNA가 없다'는 명언(?)을 했다. 그 이후 그는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직했다. 보통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돈을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아 개발예정지에 '투자'했다. '흑석선생'이라는 별칭은 그래서 얻어졌다.

이제 그는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여권 위성정당인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사임함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을 승계했다. 국회의원 김의겸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언론개혁을 하겠다'고 발언했다. 언론인이 자신의 직분을 이용하여 부와 권력을 탐하는 것은 옳지 않다. LH 직원의 일탈과 다를 바가 없다. 국민들은 그런 것이 언론개혁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친여성향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언론개혁 다짐은 실소를 자아낸다. 언론인에서 현실 권력을 얻은 그가 바로 권언유착의 가장 큰 수혜자라 할 수 있다.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권언유착을 앞장서 비판한 사람이 언론개혁의 소임을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는 세상이다.

조국사태 이후 우리 사회, 아니 여권에 만연한 내로남불의 전형을 그에게서 다시 본다. 그리하여 그들이 말하는 언론개혁이 일반인의 상식과는 전혀 다름을 확인하게 된다. 언론개혁이란 무엇인가? 중립과 객관을 가장하여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권력 감시를 게을리하거나, 정부정책을 비판 없이 보도하거나, 또는 국민들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권력자를 찬양하는 것. 그래서 국민의 다양한 의견은 무시되고 일방적인 여론을 생산해 내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언론개혁인가? 5공시대처럼 '땡문(文)뉴스'를 부활하고, 모든 매체에서 '문비어천가(文飛御天歌)'가 울려 퍼지는 것을 의미하는가?

이미 국민들은 집권세력이 말하는 '개혁'이 상식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사법개혁의 결과, 이른바 '우리법연구회' 소속 법관이 부상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거짓말로 인해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검찰개혁도 마찬가지다. 공석이 된 검찰총장 후임자는 정권과 코드가 맞는 사람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력한 하마평에 오른 이성윤 지검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기소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는 대통령의 대학동문이기도 하다. 개혁의 수혜자는 결국 국민이 아니라 권력이었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방편을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 그것이 사법개혁이고 검찰개혁이라면 국민들은 동의하기 힘들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교통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언론개혁의 핵심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뉴스공장은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다. 진행자의 하차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국민이 30만을 넘어섰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온갖 궤변과 억지로 김어준을 옹호한다. 국회의원 김의겸의 발언은 김어준 '사수' 의지의 신호탄이다. 한 중진의원은 김어준의 '천재성으로 청취율 1위'에 올랐다고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뉴스공장이 청취율 1위에 오른 비결은 법규 위반의 결과다. 사실 왜곡을 서슴지 않고, 일방적이며 자극적인 논평으로 청취자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법정제재를 가장 많이 받은 프로그램이 바로 뉴스공장이다. 장자연 사건의 윤지오와 조국 딸의 출연,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음모론, 보궐선거 전날의 신뢰하기 어려운 출연자의 근거없는 의혹 제기 등 수많은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TBS는 세금으로 운영하는 방송이다. 계약서 없이 지급한 고가의 출연료에 대해서 또 다른 의원은 자신도 계약서 없이 방송출연료를 받았다고 증언한다. 방송가의 관행이라고 강변한다. 헛웃음이 나온다. 단발성으로 출연하는 게스트와 고정 진행자가 같다는 말인가. 김어준 문제는 언론개혁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상식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영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