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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의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변종의 출현은 생물학적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과정이다. 만약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부담 없이 이야기하는 '총량법칙' 다시 말해 질량보존의 물리법칙이 이 변이의 현상에도 적용된다면 양이 많아지는 대신 질은 약화할 수도 있다. 델타변종의 확산 범위와 속도는 빨라지는 대신 치명도는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양과 질 모두 강해지려면 어떤 또 다른 폭발적 계기가 필요한데 그건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모든 예측은 더 힘들어진다. 코로나 시작부터 이것이 언제쯤이나 끝날지 모두들 궁금해 하였지만 이것이 언제 끝날지는 과학적 계산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서 아무도 모른다. 이럴 때 사람들은 답답한 마음에 예언에 관심을 갖게 된다.

'주역'에 질병에 관한 이야기 중 시기를 이야기한 괘가 있는데 바로 고(蠱)라는 괘이다. 글자만 보아도 기분이 나쁜 괘이다. 그릇 명(皿)자 위에 벌레 충(훼)자가 셋이 있어 인간이 활동하는 공간에 바이러스가 득실거리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괘이다. 그런데 도가에서는 이 세 마리 벌레를 인간의 숙명적 동반자로 보기도 한다. 어쨌든 질병의 치료를 위해 일정한 기간이 필요한데 치료가 되기 위한 결과적 기일로 치료기준일 중심으로 사흘 후라고 하였다. 사흘은 2일도 되고 3년도 되고 30년도 될 수 있는 상징적 표현이다. 과연 코로나가 본격화된 경자의 경(庚)년을 기준으로 사흘인 신임계(辛壬癸)를 지난 계묘년(癸卯年)인 2023년에 마무리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