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TAD는 지난 6일 한국 지위를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50여년만에 지위가 바뀐 유일 국가
문제는 경제 성장 외 시민 의식 필요
'문화의 힘'으로 진정 행복한 나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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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식 서울예술대학교 총장
지난 7월6일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우리나라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하였는데 이는 1964년 UNCTAD가 설립된 후 개도국그룹에서 선진국그룹으로 지위가 변경된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31개 국가가 속한 그룹 B는 32개국으로 늘어나게 되었다(UNCTAD에는 아시아·아프리카 98개국 그룹 A, 선진국 32개국 그룹 B, 중남미 33개국 그룹 C, 그리고 러시아·동유럽 25개국 그룹 D로 구성됨).

1970년 7월7일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수출드라이브로 산업화가 속도를 내었으며 산업화의 그늘에서 희생되었던 국민들의 자유를 회복한 민주화를 60여년 만에 동시에 이룩한 지구상에 유일한 나라- 이 땅에서 베이비부머로 태어나 이러한 변화를 직접 함께한 나에게는 참으로 감회가 깊은 사건이 아닌가 한다.

선진국이라 함은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가에 비하여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나 사회제도, 과학기술, 의료 복지 교육 그리고 문화적으로도 앞선 나라를 일컫는다.

그러나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성장 외에도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모든 국민의 세계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이 높아져야 하지 않을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인류사에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공감대와 책임의식이 결여된다면 진정한 선진국으로의 진입은 어렵다고 본다.

선진국 진입을 맞아 김구 선생님의 '백범일지, 나의 소원'의 일부를 상기해 본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 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명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렇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가서 남에게 행복을 준다.

최근 미국의 유명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카즈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에서 한국의 태권도 팀, 댄스그룹, 중창단 등 다양한 팀들이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자 심사위원들은 어떻게 한국에는 재능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가에 대하여 감탄해 마지않았다.

이처럼 이제 K-드라마(Drama), K-팝(Pop), K-무비(Movie)를 넘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문화의 힘으로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이남식 서울예술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