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오늘이라는 하루를 살아 본 사람은 없다. 오늘은 미리 살 수도 나중에 살 수도 없는 날이다. 오늘이 새로운 것처럼 매 순간의 시간은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간다. 이 시간을 꽃이라고 한다면 시간은 언제 어디서나 피어나는 것이다. 이른바 '빨리 피는 시간은 옛날이고 늦게 피는 시간은 내일'이 되는 것으로 '흔적 지우는 시간은 앞이고 헌 시간이'되는 것. 그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는 매 순간 '방금 꽃핀 저 꽃'처럼 아직도 뜨거운 심장을 매달고 있다. 따라서 이 시간은 어제 그토록 살고자 했던 사람들의 피어나지 못하는 시간이 된다. 삶과 죽음은 '백기처럼 들어올렸다 내리는 일' 같아서 오늘 피었다고 해서 내일도 피어ㅌ난다는 보장이 없는 법.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 '담대한 꽃냄새'를 남긴다는 것은, 가령 내일 피지 못한다 해도 향기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