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를 일컫는 MZ세대의 다수는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불안정한 수입으로 인해 자신들의 미래를 비관한다. MZ세대는 내 집 마련을 위해 월급의 절반 이상, 많게는 80%를 저축하지만, 자신들만의 힘으로 집을 사기는 요원하다고 여긴다.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할 정부의 정책이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가열되고 있다. 더 늦으면 집을 살 수 없다는 조바심에 '패닉바잉'(공황구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MZ세대 또한 대출을 받거나, 부모의 도움으로 '패닉바잉'에 동참하는 현실이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30세대의 전국 아파트 매수 비중은 31.4%를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패닉바잉은 수도권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졌는데, 2030세대의 경기·인천 지역의 부동산 매입은 지난 2019년 5만260건에서 지난해 10만3천635건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여전히 다수의 2030세대는 자신의 집이 없는 상태다.
경인일보는 아직 집을 구매하지 못한 MZ세대를 대상으로 '부동산 인식조사'를 했다. 부동산 정책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부정적 응답이 절반이 넘은 가운데, 한 응답자는 주관식 답변에서 "부모는 가진 게 빚뿐이며 사회의 편견 가득한 장애인 형제를 둔 가난한 흙수저 사회초년생으로 앞으로 어디에서 살아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 나의 자식은 이 땅에서 나처럼 힘들게 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결혼과 출산 계획 모두 없다"라고 썼다. 또 다른 응답자는 '2030세대에 꼭 필요한 주택 정책'에 대한 질문에 "30대이며 무주택자인데, 결혼하는 사람들만 우대하는 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MZ세대에게 결혼은 필수가 아니다. 기혼자에게 세대 공급을 많이 주는 건 이해해도 우리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공급량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MZ세대라는 용어가 등장한 후 이에 대한 여러 분석이 있었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가 '공정성'이라는 것이다. MZ세대는 자신이 노력한 만큼 얻길 원한다. 그러나 자신의 노력과 무관하게 처한 환경과 설익은 정부의 정책 등으로 인해 노력에 대한 합당한 결과를 받지 못하는 것에 분노하고 비관하는 것이다. 공정성을 기반으로 특정 집단에 좌우되지 않는 부동산 정책을 요구하는 MZ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사설] 부동산 정책에 MZ세대 목소리 반영해야
입력 2021-07-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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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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