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분기(1∼3월) 대비 0.7%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 경제성장률을 견인한 것은 민간소비였다. 민간소비는 1분기보다 3.5% 늘어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민간소비가 2분기 성장률을 1.6%포인트 끌어올렸다. 코로나19 백신접종 본격화로 감염병 조기 졸업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비가 급증한 것이다.
분기별 성장률도 작년 3분기(2.2%) 이후 4개 분기 연속 오름세를 지속해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3∼4분기에 각각 0.7%씩만 성장해도 금년 목표인 4%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4월) 보다 0.7%포인트 끌어올린 4.3%로 수정하는 등 합격점을 부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제사회가 우리의 우수한 대응력과 회복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며 크게 고무되었지만 앞으로가 관건이다.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다시 1년 만에 뒷걸음하고 있다. 수출은 작년 3분기 이후 꾸준히 줄고 있는데 올해 2분기 수출증가율은 -2.0%로 지난해 2분기(-15.9%) 이후 처음으로 역(逆)성장한 것이다. 2분기 수출은 자동차, 액정표시장치(LCD) 위주로 2.0% 감소했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도 -1.7%포인트로 마이너스 폭이 더 커졌다.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을 유린하는데다 기상이변에 따른 피해까지 겹쳐 수출전망이 한층 불투명해졌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주춤한 사이 민간소비가 올해 성장률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는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조금씩 살아나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작년 12월 이후 6개월째 상승추세이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이달에는 6월보다 7.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소비위축이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도 주목되나 예단은 금물이다. 정부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것이 화근이다. 방역당국은 4차 대유행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더욱 강력한 방역조치 단행을 예고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의 진검승부 결과에 따라 올해의 성장률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설] 하반기 경제는 4차 대유행과의 승부에 달렸다
입력 2021-07-28 20:19
지면 아이콘
지면
ⓘ
2021-07-29 19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