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돗물이 광역시 최초로 국제인증을 받았다. 인천시(시장·박남춘) 상수도사업본부는 인천의 수돗물이 국제표준기구 식품안전경영시스템(ISO 22000) 국제인증을 지난 2일 취득해 국제표준 인증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ISO 22000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식품의 원재료 생산, 제조, 가공, 보존, 유통단계 등 각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규정한 국제표준규격이다. '붉은 수돗물' 사태를 겪은 인천시가 사태를 조기에 극복하고 엄격한 생산공정을 통해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는 성과를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정수시설에 대한 ISO 22000 획득은 서울시를 제외한 6대 광역시 가운데 최초사례라는 점에서 자부할만한 성과이다. 인천시가 그동안 수돗물 관리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해왔으며 지난해 12월부터 방충시설, 활성탄지 유충차단장치 설치 등에 128억원을 투자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2021년도 12월까지 여과지 도장 사업을, 2022년에는 188억원을 투입해 위생관리 개선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인천 건강한 수돗물 만들기 위원회'의 발족,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수질정보 공개시스템 구축 등의 노력도 기울여 왔다.

그런데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국제인증 지표로 털어낼 수 없을 정도로 뿌리가 깊다. 국제인증을 받은 서울시의 경우도 수돗물 직접 음용이 2.8%에 불과한 반면, 정수기와 생수 이용자는 각각 43.4%, 15.9%에 달할 정도로 수돗물 불신과 상수원 관리에 대한 불만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안전한 수돗물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이다. 상수원수에 대한 불신이 크다. 인천시 수돗물은 전적으로 팔당상수원에 의존하고 있어 물값만 낼 뿐 수질관리에는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 상수원수의 유기물질 최소화 등 엄격한 상수원 관리를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식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 중 구조적인 문제는 노후 수도관이다. 인천시는 금년도 405억원을 들여 총 87㎞의 노후관 교체 및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노후관로 교체만으로 수질 향상을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가정집으로 인입되는 노후 옥내 급수관에 대한 근본적 개선대책이 함께 추진되지 않는다면 인천 시민들이 마시는 물은 여전히 녹물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