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환담하고 있다. 2021.10.26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청와대에서 회동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 후보에게 대선에서의 정책개발과 선의의 경쟁을 당부했고,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전 10시 57분부터 11시 47분까지 50분간 차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회동에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 외에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에서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건넨 뒤 "겪어보니까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정책 같다. 좋은 정책을 많이 발굴해달라"고 주문했다.
文 "대선 후보 선출 축하… 좋은 정책 많이 발굴해달라"
이재명 "저도 문재인 정부의 일원… 최선 다하겠다"
이어 "그 정책을 갖고 다른 후보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 그 과정 자체가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그렇게 완성된 정책이 다음 정부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설계도가 되는 셈"이라며 "이는 이 후보께도 부탁드리는 말씀이고, 다른 후보들에게도 똑같은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을 치르고 나면 그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서로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전날 국회에서 진행한 예산안 시정연설을 언급하며 "내년도 예산은 우리 정부보다 다음 정부가 쓸 몫이 훨씬 많은 예산"이라며 "이를 감안해 편성을 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초청 차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0.26 /연합뉴스
아울러 "이제 나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고, 이 후보가 새로운 후보가 되셔서 여러모로 감회가 새롭다"며 "끝까지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 후보는 "문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민주당의 핵심 가치라고 하는 민생, 개혁, 평화의 가치를 정말 잘 수행해주신 것 같다"고 화답한 뒤 "저도 경기도지사로 일한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다.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고 역사적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어제 대통령님의 시정연설을 보니 제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들어있어서 너무 공감이 많이 됐다"면서 "대통령께서 (미국의) 루스벨트를 존경하는 대통령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최근에 미국 바이든 정부 정책도 거기(루스벨트 행정부)에서 시사 받은 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특히 문 대통령이 영국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 참석하는데 대해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적으로 해야 하지만 현장의 기업가들 입장에선 불안하지 않느냐"면서 "국가가 대대적 투자를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회동은 이 후보가 지난 10일 민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 만에 성사됐다.
이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문 대통령 회동까지 마치면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앞두고 당내 핵심 지지층인 친문(친문재인) 세력까지 아우르는 '원팀'을 이뤄낼 지 주목된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대선 예비후보 등록도 마쳤다.
이 후보의 비서실장인 박홍근 의원과 수석대변인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은 이날 과천시 중앙선관위원회를 찾아 이 후보를 대신해 20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익숙했던 출근길을 떠나 대통령 예비후보로서 국민께 인사드리러 가는 마음이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며 "막중한 책임감이 어깨를 눌러오지만 제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오늘의 가난보다 더 두려운 건 내일도 나아질 거란 희망이 없는 삶"이라며 "반드시 희망을 만들어내겠다고, 사랑하는 국민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