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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촌 허룡 화백. 2021.12.8 /허룡 화백 제공

평생에 걸쳐 동양의 혼을 화폭에 담아온 지촌 허룡 화백의 서화전이 9일부터 의정부예술의전당 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 92세인 허 화백은 동양의 미를 함축시킨 필력과 농담으로 표현하는 대한민국의 원로 대가다. 중국 랴오닝 대학교 명예교수를 맡고 있기도 한 허 화백의 작품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75년 동안 붓을 잡아온 그는 구순을 넘긴 나이에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허 화백은 "15살 때 우연한 계기로 붓을 잡아 기존 작품을 모사하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서화에 입문했는데, 어느덧 벌써 70여 년이 흘렀다"며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적은 없지만, 수십년 간 연습을 통해 비로소 나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허룡 화백, 의정부예당서 오늘부터 전시
"15살때 시작… 비로소 나만의 그림 그려"


허 화백의 그림은 낙관이 없어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일례로 그가 그린 '매작도'의 경우 다른 화가보다 줄기가 굵고 기초가 튼튼한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뿌리에서부터 솟구치는 생명력을 지촌 만의 해석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선 그가 그린 독수리, 잉어, 학, 산수화, 매화 등 다양한 서화 작품 1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도 진행된다.

허 화백은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작품들을 밖으로 내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게 됐다"며 "생전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전시라고 생각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