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치는 차갑고 비싸다. 의미 있는 날, 좋은 사람과 함께 나란히 앉아 먹는 고급 음식 참치회를 평정할 고수가 평택에 나타났다. 비전동 참치전문점 연우의 오종석 실장(대표·사진)이다.
참치는 한 접시로 나오지 않는다. 뭉텅뭉텅 썰어서 상에 올려주고 '다 먹으면 리필(refill)'이 규칙이다. 오 실장은 '한 상 참치'를 지양한다. 두 점에서 네 점씩 앉은 고객의 숫자에 맞춰 참치 부위를 썰어 낸다.
오 실장을 중심으로 고객들은 닷지(doge) 테이블에 둘러앉는다. 이곳이 오 실장의 무대다. 항아리 용기에 담긴 소스는 오 실장이 직접 만든 특제소스다. 간장 특유의 쿰쿰한 냄새를 잡고, 혹시 모를 참치의 비릿함을 숨기는 이 소스에 무순을 담가 조미김 없이 먹는 방법이 참치전문점 연우의 자존심이다.
오 실장의 번쩍이는 칼 솜씨에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남방참다랑어 뱃살에 정종을 한두 잔 곁들이다 보면 어느새 함께 온 일행은 물론 옆자리 손님까지 함께 구름 위로 떠오른 듯한 천상의 경험을 할 수 있다.
두점에서 네점씩 뭉텅뭉텅 썰어 대접
하루동안 숙성한 양념 메로구이 일품
참치엔 뱃살만 있는 게 아니다. 연우에선 배꼽살, 목살, 콧살 등 생애 첫 참치 부위도 맛볼 수 있다. 참다랑어 사시미 사이에 칼집을 내고 생와사비를 가득 채워 넣은 와사비 샌드위치는 한쪽 어금니로만 씹어야 한다는 오 실장의 '경고성 언질'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되는 별미다.

참치속젓을 올린 눈다랑어 속살, 꼬들꼬들하면서도 야들야들한 참다랑어배꼽살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순간, 하루 동안 양념에 숙성해 오븐에 구운 메로 구이가 나온다. 기름지고 부드러운 메로 구이를 해치우고 나면, 참치 탕수가 나온다.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식감과 맛이다.
팽창하는 도시 평택에서 자리 잡은 참치전문점 연우는 매서운 입소문 덕분에 평일에도 예약이 필수다. 일요일은 쉰다. 예약한 시간보다 일찍 간다고 해도 먼저 예약한 고객이 우선이다. 연우는 아름다운 만남을 의미한다. 평택 참치와의 아름다운 만남, 1인 코스 일품은 6만5천원, 연우는 4만5천원이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 본 기사는 후원·협찬을 받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