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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평택시 청북읍의 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실종됐던 소방관을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이날 화재로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에 투입했던 소방관 3명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2022.1.6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6일 평택 냉동창고 신축공사장 화재로 송탄소방서 이형석(50) 소방경·박수동(31) 소방장·조우찬(25) 소방교 등 3명이 순직했다. 이들은 큰 불길을 잡은 뒤 남은 잔불을 진압하러 2층에 들어갔다가 재발화로 인해 순식간에 현장에서 고립돼 변을 당했다.

화재는 전날인 5일 오후 11시46분께 냉동창고 신축공사장 1층에서 처음 발생했다. 대응1단계를 발령한 소방당국은 밤을 새 진화작업에 나섰다. 7시간여 만인 6일 오전 7시10분께 큰 불길이 대략 잡히자 소방당국은 대응단계를 해제했다. 이후 나머지 불씨를 끄고, 인명수색을 위해 구조대 등 소방관을 건물에 투입했다.

숨진 소방관들도 오전 7시30분께 건물 2층의 화재진압을 위해 들어갔다. 하지만 불씨가 급격히 재확산하면서 오전 9시8분께 소방관 5명과 연락이 끊겼다. 이들은 당시 30여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공기호흡기를 메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락이 두절되자 소방당국은 오전 9시18분께 대원수색팀을 투입했다.

그 사이 불길·연기는 더 거세졌다. 화재 직전까지 현장에선 바닥 타설 및 미장작업이 한창이었고, 인근엔 산소통과 LPG통 등 용접장비와 함께 불에 타기 쉬운 보온재가 다량 있었다. 폭발 물질과 불에 약한 물질이 많은 탓에 화염이 급격히 일어났고, 많은 양의 짙은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소방당국은 오전 9시21분께 대응2단계를 발령했다. 대응2단계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단계다.

잔불 진압중 불씨 급격히 재확산
5명 연락두절… 2명만 빠져나와
재발화로 '비극' 쿠팡 화재 연상


연락 두절 30여분 만인 오전 9시34분께 2명은 자력으로 빠져나오는데 성공했지만 나머지 소방관 3명은 끝내 나오지 못했다.

현장 내 자욱한 연기로 인해 수색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졌고, 소방관들은 결국 3시간30여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순직은 '재발화'로 인한 점이란 것에서 지난해 6월17일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연상케 한다. 당시 광주소방서 김동식 소방령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순직했다.

한편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리면서 최초 발화 원인부터 재발화 원인, 안전관리 등 전반에 걸쳐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전담팀장은 양수진 강력범죄수사대장이 맡고, 강력범죄수사대, 과학수사대, 강력계와 평택경찰서 형사팀 소속 40명이 팀원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발화원인 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 합동감식을 통해 밝혀낸다. 다만 불이 완전히 꺼진 뒤라도, 혹시나 모를 붕괴 위험에 대비해 안전진단을 거친 뒤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순직과 별개로 명확한 화재·재발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라며 "공사현장 전반적인 안전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 관련기사 5면(쿠팡 물류센터 비극, 반년 안돼 되풀이 "안전의식 실종")

/김종호·김동필·이시은·이자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