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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수원 권선종합시장. 오미크론 대확산으로 떡집 등 시장에 명절음식을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2022.1.26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시장이 이렇게 썰렁한 거 보셨어요? 심지어 설 명절이 코앞인데…"

26일 오후 수원시 권선종합시장. 오색빛깔 포장지에 담긴 과일들과 송편, 부침개, 육전 같은 각종 명절 음식들이 시장 입구부터 즐비하게 늘어선 반면 맞이하는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설 명절을 목전에 두고 100m 남짓한 시장 중앙통로에는 장을 보러 온 손님보다 음식을 분주히 준비하는 상인들이 더 많았다. 상인들조차도 명절 맞이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표정이 아닌 '과연 손님이 몇이나 올까'라며 걱정하는 듯한 어두운 낯빛으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장 내 떡집을 운영하는 박모(42)씨는 주문 예약과 현장 구매가 절반 이상 줄어 오히려 평상시보다 더 매출이 적은 상태라고 푸념했다. 박씨는 "설이 당장 다음주인데 예약 주문이 없다. 예약이 없으면 시장에 사람이라도 찾아와야 떡을 파는데, 오미크론 확산으로 사람도 없으니 떡을 가공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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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용인시 기흥구의 한 음식점. 오미크론 대확산으로 음식점을 찾는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2022.1.26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그 옆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김모(58)씨도 매출 감소를 걱정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김씨는 "각종 반찬과 모듬전 같은 명절 음식은 설이 다가올수록 매출이 계속해서 늘어나야 정상"이라며 "가뜩이나 설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연장돼 손님이 줄은 상태에서 확진자가 더 늘어나 버리니 준비한 음식들이 팔릴지 의문이다"고 하소연했다.

오미크론 대확산으로 매출 피해를 본 건 전통시장뿐만이 아니다. 용인시 기흥구의 한 상업지구는 인근에 아파트단지와 학교가 밀집해 점심시간부터 사람들로 붐비지만, 이날은 거리가 비교적 한산했다.

이탈리안 음식점을 운영하는 안모(28)씨는 4달 전 가게를 개점한 이후 손님이 가장 적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는 "9시 영업 제한, 방역패스 도입 당시에도 이렇게까지 손님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점심 매출 기준으로 정확히 손님이 절반 줄었는데, 저녁 영업과 앞으로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과연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와 관련해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이후 불과 며칠 만에 확산세가 본격화됐다"며 "설에는 가능하면 고향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