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서 소방자재 도매업을 하는 업체의 대표 A씨는 지난해 말 거래처에서 받은 7천만원의 어음이 부도가 나 어려움에 처했다. 과거 비슷한 일을 겪었을 때 중소기업공제기금 대출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는 A대표는 다시 중소기업중앙회의 문을 두드렸고, 무이자로 공제기금 대출을 받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A대표는 "받은 어음이 부도났다고 대출해주는 은행은 없지 않느냐"며 "공제기금 대출을 6개월 거치 후 36개월 분할로 상환하기로 해 경영상 부담을 매우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양주시에서 스포츠용품 도·소매업을 하는 업체 대표 B씨는 올 초 갑자기 건물주가 건물을 새로 짓는다고 통보하는 바람에 급하게 이전비용을 마련해야 했다. 새로운 건물 리모델링에만 수천만원이 필요해져 막막해진 B씨는 3년 전에 가입했던 중소기업공제기금을 떠올렸다. 문턱이 높은 은행권 대출보다 심리적으로도 편했다고 한다. B씨는 공제기금 단기운영자금 대출로 큰 도움을 받아 순조롭게 이전을 마칠 수 있었다.
건물주 신축통보에 이전비 '막막'
중기중앙회 경영안정 기금 '효과'
"비대면대출·신규상품 지원 확대"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중소기업공제기금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게 가뭄의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공제기금은 매월 일정금액의 부금을 납입해 필요 시 부금잔액의 일정 배수까지 대출이 가능한 제도를 말한다. 중소기업의 도산방지와 경영안정을 목적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정부출연금 및 중소기업의 부금(2021년말 기준 5천842억원)으로 조성됐으며, 지난 1984년 도입 이래 37년간 약 11조원의 자금을 중소기업에 지원했다. 현재 1만7천여개의 업체가 공제기금을 이용 중이다.
공제기금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대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부금 한도를 1억8천만원으로 상향하고 신용대출 금리를 평균 0.3%p 인하했다. 또 개인기업의 비대면 대출액을 부금의 1.5배까지 확대하는 제도 개선을 실시했다.
그밖에 노란우산(소기업·소상공인공제)에 3년 이상 가입한 고객은 공제기금 납부액의 10배(최고 2천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즉시 대출할 수 있는 우대상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고객의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힘쓰고 있다.
임승종 중소기업중앙회 경기북부지역본부장은 "올해 시중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금융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한도거래 약정대출 등 신규 대출상품 도입과 비대면 대출 등을 통한 대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